"과거에는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서구 미술관장을 찾아가도 만나줄까 말까였어요. 지금은 알아서 찾아옵니다. '이건희 컬렉션' 유치를 위해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장이 한국에 왔을 때도 이렇게 말하더군요. 박물관에서 김치를 담그는 행사를 했는데 사람이 엄청 많이 와 대단했다고요."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67)은 2년 전 취임하자마자 밀려드는 해외 미술관 관계자들의 연락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12일 서울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만난 그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을 비롯해 캐나다, 에스토니아, 체코, 폴란드를 포함한 서구에서 쇄도하는 협업 제안에 놀랐다. 잘나가는 작가 메이저릴게임사이트 들도 한국에서 전시하고 싶어한다"며 "어떨 때는 한국 미술계의 위상 변화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2021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한 2만3000여 점의 이건희 컬렉션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15일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에서 개막한 특별전 황금성슬롯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는 이건희 컬렉션의 정수를 선보이고 있다.
김 관장은 "다른 기획전 대비 관람객이 21% 증가해 개막 3주 만에 1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며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도 흥행 열풍을 막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것 야마토릴게임 은 한국적 정체성이 강한 작품들이었다. 김 관장은 "달항아리를 배경으로 한 김인승의 '붉은 원피스의 여인'과 박래현·박생광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무속인의 춤을 표현한 박생광의 '무속3'의 경우 '케이팝데몬헌터스' 영향으로 전시 홍보 포스터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한국 미술시장 형성에 삼성가가 끼친 체리마스터모바일 영향에 주목했다. 김 관장은 "국가가 돈이 없어 소장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기업이 문화유산을 지켜낸 공로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건희 컬렉션 이후 다른 소장자들의 기증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국내에 기부 문화가 정착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향휘 선임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