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법을 어길 때
메리 로치 지음
이한음 옮김
열린책들

빈집털이와 무전취식. 소매치기와 절도. 인간 사회에서 이런 행동을 하면 법의 심판을 받는 건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 인간만 그러는 건 아니다. 사람에게 접근해 음식이나 소지품을 순식간에 채가는 원숭이들, 주택가나 음식점의 쓰레기통을 뒤질 뿐 아니라 사람이 집을 비운 사이 실내에 들어가 음식을 찾아 먹는 곰들…. 이 책 『자연이 법을 어길 때』는 이런 야생 동물의 범죄 아닌 범죄에 대한 이야기다. 곰·코끼리·표범의 공격으로 사람이 다치거나 릴게임야마토 목숨을 잃는 심각한 사건들을 포함해서다.
미국의 과학 저술가인 지은이는 미국, 인도 등 곳곳의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관련 실상과 이들이 하는 일을 특유의 유머 감각을 섞어 전한다. 덕분에 살인범이 곰인지 사람인지 밝혀내는 데도 DNA 추적 같은 법의학이 동원된다는 걸 알게 된다. 물론 범죄에서 중요한 건 예방. 곰을 붙잡아 다른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재배치’, 원숭이 불임화, 유전자 기술 활용 등 여러 시도 역시 책에 조명하는데 상세히 들어보면 뭐 하나 쉬운 일이 없다. 동물을 죽여야 하는 경우나 그 방법을 비롯해 윤리적 문제, 책임 소재의 문제도 있다. 지은이가 찾은 현장 중에는 바티칸도 있다. 이곳에서는 부활절 무렵 광장을 장식한 꽃들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새들을 쫓기 위해 레 골드몽릴게임릴게임 이저가 동원된다.
과거 말 그대로 무기를 동원한 일들도 나온다. 미국에선 주정부나 농부들이 까마귀떼를 향해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렸고, 호주에선 국방부 사수들이 밀밭의 에뮤들에게 기관총을 쐈다. 한데 전문가에 따르면 이런 공격은 “개체군 전체를 박멸하지 않는 한 효과가 없다.” 이를 설명하는 현상이 ‘보상 번식’. 개체군에서 한 무더기를 없 바다이야기#릴게임 애면 남은 개체들은 먹을 것이 늘어나고 여러 생리학적 반응을 통해 새끼의 번식과 생존 가능성이 늘어나는 것을 가리킨다. 1940년대 태평양 미드웨이 제도에 해군 항공대 기지를 만든 미군의 경험도 소개된다. 이곳은 본래 앨버트로스 서식지. 조류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미 해군은 전문가 초빙, 곤봉으로 때려잡기 등 별별 방법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야마토게임 . 참고로 기지는 1990년대 폐쇄됐고 이 지역은 현재 야생동물 보호구역이 됐다고 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손에 잡힐 듯 명쾌한 해법을 발견하는 대신 여전히 자연에 대해 잘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야생 동물이 도로에서 달려오는 자동차를 못 피하고 로드킬을 당하는 이유를 지은이가 만난 어느 전문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시속 100㎞의 포식자, 빠른 자동차가 등장한 건 1백 년밖에 안 됐다고, “진화적으로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시간”이라고. 인간 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자연과의 공생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더 알아야 하고, 널리 알려야 할 일이 많은 듯싶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