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주(왼쪽) 외교부 1차관과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6차 한일 외교차관 전략대화에 앞서 기념 촬영을 마친 후 각자의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한일 외교차관 전략대화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연합뉴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7일 서울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일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했다. 지난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일 외교차관 전략대화다. 회담 후 외교부는 양측이 “한일 관계의 긍정적 흐름이 지속되고 있음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3차례의 한일 정상회담으로 셔틀 외교가 복원됐고,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야마토게임방법 총리도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두 정상이 “양국 관계 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서는 한국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둘러싼 국방 당국 간 갈등이 소리 없이 번지고 있다. 블랙이글스가 지난달 28일 독도 상공에서 비행 훈련을 한 것을 일본 측이 문제 삼아, 블랙이글스의 두바이 황금성릴게임사이트 에어쇼 참가에 필요한 중간 급유 지원을 거부한 것이 발단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달 13~15일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자위대 음악 축제에 우리 군악대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 이달로 예정됐던 한일 공동 해상 수색 구조 훈련도 취소됐다.
◇예상 못한 ‘블랙이글스’ 변수
한일 역사·영토 갈등은 매년 비슷한 때 되풀이되 릴게임예시 는 경향이 있다. 일본 정부의 역사 교과서 검정 발표(3월), 외교청서 발간(4월), 방위백서 공개(7월) 시기 등이다. 하지만 블랙이글스 문제는 양 정상이 ‘미래 지향적 협력’을 이야기하는 와중에 불거졌다. 외교 당국이 예상치 못한 변수인 것이다.
블랙이글스는 당초 17~2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에어쇼에 참가할 예정 바다신2게임 이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회담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강원도 원주에서 독도 상공으로 전개해 태극 문양을 그리는 특수비행 훈련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군이 공개하지 않은 훈련 내용을 일본 측이 탐지해 우리 외교부에 항의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군 소식통은 “일본이 순시선이나 공중 조기경보 통제기 등을 통해 비행 사실을 파악했을 골드몽릴게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랙이글스가 곡예비행 퍼포먼스에 사용하는 T-50B 기종은 공중급유가 불가능하다. 외부 연료통을 장착해도 최대 비행거리가 약 2500㎞다. 약 7000㎞ 떨어진 두바이까지 가려면 최소 2차례 중간 기착과 급유가 꼭 필요하다. 블랙이글스는 미리 두바이에 도착해 에어쇼 준비를 하려고, 지난 5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에 기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블랙이글스의 독도 상공 비행을 문제 삼아 지난달 30일 한일 정상회담 직전 급유 지원 계획을 취소해 버렸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2~2024년 블랙이글스는 해외 에어쇼 참가를 위해 대만 가오슝 기지에서 중간급유를 했다. 외교 소식통은 “당시 중국이 우리 군용기의 대만 기착에 항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 정부는 대중 관계 개선을 원하는데, 일본이 지원을 거부한다고 바로 다시 대만에 가기도 껄끄럽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결국 블랙이글스의 두바이 에어쇼 참가는 사실상 무산됐다.
◇영토 문제로 타협 불가능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9월 방한한 나카타니 겐 당시 일본 방위상과 만나 양국 국방 당국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자위대 음악 축제에 우리 군악대를 보내기로 했다. 2015년 이후 10년 만의 우리 군악대 파견 결정이었다. 하지만 블랙이글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우리 군은 이를 보류했다. 독도란 ‘영토’ 문제로 타협이 불가능하고, 우리 정부도 일본의 급유 취소에 ‘상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공동 해상 수색 구조 훈련(SAREX)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사실상의 취소다. 이 훈련은 지난해 7월 신원식 당시 국방장관이 기하라 미노루 당시 일본 방위상과 도쿄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국방 교류 협력’의 일환으로 추진에 합의했던 것이다. 2018년 12월 일본 초계기의 저공비행과 한국 해군의 사격용 레이더 조사(照射)로 발생한 이른바 ‘초계기 갈등’을 봉합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였다.
외교 당국은 영토 문제에 관한 이견은 해소할 수 없다고 보고, 사태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열린 한일 외교차관 전략대화 뒤 외교부의 결과 발표에 블랙이글스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