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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명이 손바닥으로 것이라고 그와 어쩔 치며바이올린은 만년 주인공이다. 클래식 음악의 화려한 매력을 담당하는 스타 플레이어인 만큼 악기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그중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바이올린계의 명품. 이탈리아 북부 크레모나 출신의 현악기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남긴 악기들을 가리킨다. 전 세계 600여 대에 불과해 때론 200억원대를 훌쩍 넘는 초고가 악기로 화제를 모은다. 악기를 넘어 예술 작품이자 문화 자산이다.
100년도 채 안 되는 인간의 삶보다 몇 배는 더 살아온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소리는 마법과 같다. 연주자의 실력과 청중의 기대, 악기의 아우라가 그 재료다. 그 속에는 악기가 수백 년간 쌓은 황금성게임랜드 내공과 역사가 숨어 있다. 300년 넘게 소리의 비밀을 찾으려 애썼지만 완벽한 재현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1727년생, 298세의 스트라디바리우스 ‘베수비오’(사진)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크레모나에서 서울로 여행 온 베수비오는 스트라디바리가 원숙기에 제작한 악기다. 한국·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로 오는 21일까지 바다이야기게임2 서울 덕수궁 돈덕전에서 특별 전시된다. 베수비오는 넓고 깊은 저음과 영혼을 사로잡는 강렬한 울림이 특징이다. 지난달 31일 전시 기념 음악회에서 에밀리아 가토 주한이탈리아 대사는 “베수비오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다”며 “이 악기에는 거장의 열정, 크레모나 공동체의 세대 간 지식과 기술, 연주자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응축돼 있다”고 밝혔다.
스 온라인골드몽 트라디바리우스는 크레모나의 유산이다. 500년 역사의 현악기 제작 기술은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세계의 유산이 됐다. 그곳에는 악기를 제작하는 공방과 교육을 담당하는 현악기 제작학교, 바이올린 박물관, 연구소 등 현악기 중심의 생태계가 존재한다. 바이올린에 의한, 바이올린을 위한 도시. 모든 인프라가 바이올린과 연결돼 있다. 안드레아 야마토릴게임 비르질리오 크레모나시장은 “베수비오를 비롯한 악기들은 역사가 더해진 값진 시간의 선물”이라며 “악기가 걸어온 길 위에 남겨진 위대한 흔적을 읽어달라”고 당부했다. 때로 서울 강남의 30평대 아파트 서너 채 값은 거뜬히 넘기는 이 악기가 300년 넘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매력은 뭘까. 인간의 소리를 닮은 명기(名器)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낱낱 모바일야마토 이 파헤쳐 봤다.
"활을 긋는 순간 전율 … 실크처럼 곱지만, 묵직한 絃의 노래"인간 목소리 닮은 황금빛 사운드 스트라디바리우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85㎞ 떨어진 ‘현악기의 성지’ 크레모나. 이 도시 중심부에 있는 바이올린박물관에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등 명품 바이올린이 전시돼 있다. /©Cristian_Chiodelli
“이상적인 바이올린의 소리는 가장 완벽한 인간의 목소리와 경쟁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악기도 인간의 소리를 뛰어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바이올린계의 명품, 스트라디바리우스라면 얘기가 다르다. ‘인간의 목소리를 닮은 소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황금빛 실크처럼 부드럽고 다채로운 음색, 마치 인간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내면의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신비로운 악기. 300년 넘게 명기로 불리는 이유를 찾아가 봤다.
완벽한 균형 ‘육각형의 소리’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음색은 맑고 뚜렷하면서도 따뜻하고 깊은 울림을 겸비했다. 근거리에서는 따뜻하게, 원거리에서는 선명하게 들린다. 연주자들이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사랑하는 것은 폭넓은 음색 때문이다. 음색이 단조롭지 않고 여러 층위의 소리를 낸다고 정평이 나 있다. 단단한 소리도 특징이다. 특정 주파수 대역을 이상적으로 증폭시켜 뚫고 나가는 특성을 지녔다. 그 덕분에 소리는 공간을 꽉 채우며 힘 있게 뻗어나가고 속삭이는 듯한 피아니시모도 명료하게 들린다. 연주자들이 때로 ‘비올라 같다’고 느낄 정도로 울림의 영역이 폭넓다. 고음역대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장기. 고음부로 치달으면 악기의 역량이 폭발한다. 2001년 타계한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은 이렇게 말했다. “좋은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연주회장이 아무리 넓어도 끝없이 퍼져나가는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연주자에게 악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인간과 교감하는 듯한 매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마치 악기에 영혼이 있는 것 같다는 평도 있다. 이스라엘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은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손을 대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고 했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퀸엘리자베스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단순히 예쁜 소리라기보다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묵직함이 있다”며 “음색, 깊이, 울림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균형을 갖춘 ‘육각형의 소리’”라고 표현했다. 임지영은 2015년부터 10년간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사용했고 지난 5월부터는 과르네리를 연주하고 있다. 그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내 몸에서 음악이 나오는 느낌이 들고, 악기와 연주자가 연결돼 마치 내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고 했다.
베수비오, 넓고 깊은 저음
세계 600여 대에 불과한 스트라디바리우스엔 악기별로 이름이 따로 붙는다. 소유주의 이력이나 에피소드를 따는 경우가 많은데 스트라디바리우스 배런 누프, 레이디 블런트, 요하임-마, 돌핀, 베수비오 등이다.
덕수궁에 전시 중인 베수비오는 1727년생. 스트라디바리가 예술적 원숙기에 제작한 작품이다. 당시 83세이던 그는 두 아들과 가문 공방을 이끌었다. 나이가 들어도 손놀림은 정교하고 거침없었다. 베수비오는 이 시기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견고하면서도 우아한 구조, 엄선된 목재, 넓고 깊은 저음과 독특한 음색이 특징이다. 1940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벤저민 브리튼의 바이올린협주곡 초연에서 안토니오 브로사가 이 베수비오로 연주했다. 이 악기는 크레모나 사람들에게 유독 각별한데, 2005년 이탈리아계 영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레모 라우리첼라의 유언에 따라 크레모나로 귀환했다. 라우리첼라는 크레모나의 젊은 연주자들이 악기를 연주하길 원했고, 크레모나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금해 영국 정부에 상속세를 낸 뒤에야 고향에 돌아왔다.
지난달 31일 덕수궁 전시 기념 특별 공연에서 베수비오로 연주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문덕관
같은 스트라디바리우스라도 음색은 조금씩 다르다. 베수비오는 저음에서 풍부한 음색을 보여주고 스트라디바리우스 중에선 야성적인 소리를 낸다. 덕수궁 전시 기념 특별 공연에서 베수비오로 연주한 임지영은 “처음 활을 긋는 순간부터 소리가 실크처럼 부드럽게 나왔다. 결이 곱지만 그 안엔 애수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수백 년간 풀지 못한 ‘재료의 과학’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음색은 과학적으로도 확인됐다. 미국 국립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인간의 목소리 중 테너나 알토 영역에 근접한 공명을 갖고 있다. 이전의 아마티와 같은 바이올린들이 베이스나 바리톤에 가까운 공명을 보인 것과 다른 지점이다.
그 비밀은 재료에도 숨어 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북이탈리아 알프스 인근에서 자란 저밀도 단풍나무와 가문비나무의 품질 좋은 목재를 썼다. 핵심적 차이가 표면처리제 성분에서 나왔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나무 표면에는 천연수지와 벌레집 가루, 광물 안료를 혼합한 바니시(표면처리제)를 발랐다. 도포된 바니시의 화학적 조성과 두께는 지금도 연구 대상인데, 이 재료가 소리의 따스함과 깊이를 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비아대 연구에 따르면 베수비오는 아마씨 오일을 주성분으로 천연수지가 첨가된 바니시가 사용됐다. 철 성분도 검출됐는데, ‘베수비오(Vesuvio·나폴리 근처 화산)’라는 이름이 붙은 배경이다. 바니시 아래층에는 소량의 석고가 포함된 바탕층과 동물성 접착제(가죽, 뼈에서 추출한 아교)가 사용됐다. 이는 목재 결을 메우고, 바니시가 과도하게 스며드는 것을 방지했다. 연구팀은 “소리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친 야수가 포효하듯 … 강렬하다, 악마의 현악기또다른 명품 바이올린 과르네리
삼성문화재단에서 후원받은 ‘과르네리 델 제수’를 쓰는 김봄소리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노래’를 부르고 과르네리는 ‘말’을 한다.”
러시아 출신 명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이 한 얘기다. 과르네리는 스트라디바리우스와 함께 ‘명품 현악기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섬세하면서도 다채로운 감의 고결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면 과르네리는 마치 사자가 포효하듯 강력한 에너지와 무게감 있는 사운드를 자랑한다. 그래서 과르네리는 개성 있는 연주자의 선호도가 특히 높은 악기로 꼽힌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린 니콜로 파가니니, ‘20세기 최고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 등이 생전 각별한 애정을 표한 악기가 모두 과르네리였다.
과르네리는 17~18세기 이탈리아 크레모나 출신 과르네리 집안에서 만든 악기를 말한다. 그중에서도 바르톨로메오 주세페 과르네리(1698~1744)가 제작한 바이올린은 최고란 평가를 받는다. 명칭도 특별하다. ‘과르네리 델 제수’. 주세페 과르네리는 늘 자신이 만든 악기에 ‘예수’를 상징하는 ‘I.H.S.(iota-eta-sigma)’ 문구와 십자가를 새겨 넣었는데, 이를 이유로 ‘델 제수(del Gesu·예수의)’란 애칭이 붙었다. 과르네리 델 제수는 현재 남은 악기가 150여 대에 불과하다. 스트라디바리우스(600여 대)보다 희소성이 크기 때문에 가격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다.
과르네리 델 제수는 스트라디바리우스보다 악기 외형이 거칠게 표현돼 있지만 소리에서만큼은 깊고 풍부하다. 주세페 과르네리의 조부인 안드레아 과르네리와 스트라디바리는 아마티 공방에서 기술을 익혔는데, 주세페 과르네리는 기존 가문의 악기 제작 기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가며 독창적인 양식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과르네리 델 제수는 스트라디바리우스에 비해 허리 부분이 좁고 전체 길이가 짧은데, 이 때문에 더 집중적이고 반응성이 뛰어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사용한 바니시(표면처리제)도 다르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통상 황금빛 갈색이나 주황색을 띠지만 과르네리 델 제수는 진한 붉은색부터 차가운 노란색까지 한층 더 색감이 다양하다.
과르네리 델 제수 국내 전시 등을 주최해 온 비올코리아의 이삭 대표는 “울림구멍(f홀)과 헤드만 봐도 스트라디바리우스는 균형이 잘 잡혀 있고 라인 자체가 섬세하게 다듬어져 있지만 과르네리는 칼자국이 선명히 보일 정도로 둔탁하고 거칠게 처리돼 있다”며 “제작 당시엔 낮은 가격에 팔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불완전한 형태나 자유로운 기법에서 과르네리만의 천재성이 드러나고 매력적인 소리가 두드러지면서 가치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명품 바이올린 탄생한 현악기의 성지 … 代 잇는 150명 장인들스트라디바리의 고향 伊 크레모나
(1) 이탈리아 크레모나의 현악기 공방에서 제작 중인 바이올린 모습. 500년 전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장인들이 ‘메이드 인 크레모나’의 가치를 오늘도 이어가고 있다. (2) 현악기 장인들이 전통 공방에서 바이올린 보디용 목재를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3) 크레모나 인프라는 현악기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으며 도시 전역에서 악기 제작의 전통과 문화를 느낄 수 있다. ©Tagini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85㎞ 떨어진 크레모나. 이 도시는 500년 역사의 서양 현악기 제작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마르칸토니오 인제녜리,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아밀카레 폰키엘리,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아마티 가문과 과르네리 가문 등 위대한 장인들이 크레모나에서 세계 최고의 현악기를 탄생시켰다. 아마티는 크레모나에서 현대 바이올린의 비례와 형태를 정립했고, 이후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가 ‘명품 바이올린’을 완성했다.
세 명장 덕분에 크레모나는 독창적이고 탁월한 현악기 제작 기술 전통을 확립했다. 이들이 빚어낸 전통적 방식의 바이올린 공예는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세계의 유산이 됐다. 16세기부터 이어져온 기술은 2025년까지도 건재하다. 최근 덕수궁에 온 ‘베수비오’도 ‘메이드 인 크레모나’의 대표 악기다.
바이올린의 대명사 스트라디바리우스의 고향으로 이름을 알린 이 도시는 세계 현악기의 수도를 자처한다. 메이드 인 크레모나는 세계 최고 품질의 인증 마크다. 크레모나에는 180여 개 공방이 있다. 이곳 현악기 장인들은 여전히 한 켜 한 켜 나무를 갈고 다듬어 바이올린 본체를 조각한다. 공방 견학과 체험 프로그램도 많다. 500년 전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장인들 덕에 전통의 도구와 제작법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공방 장인들이 나무 선택, 바니시, 줄 공정 과정을 몸소 보여준다. 현재 150명의 장인이 활동 중이다.
도시에는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존재한다. 일명 ‘현악기지구’다. 도시 곳곳의 공방에선 장인이 악기를 빚고 있고, 유서 깊은 폰키엘리극장에선 클래식 음악 공연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스타우퍼아카데미와 클라우디오몬테베르디시립음악원에선 기악과 실내악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며, 크레모나바이올린박물관과 연구센터에서는 음향 연구가 한창이다.
특히 바이올린박물관은 ‘현악기의 성지’로 통한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설계도와 악기 제작 도구 등이 한곳에 전시돼 있다. 박물관 내 조반니아르베디홀에서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연주가 열린다. 명기의 울림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음향연구소도 박물관 한편에 자리 잡았다.
파비아대 ‘아그레디 비침습 진단 연구소’는 현악기 소리를 완성하는 재료가 무엇인지 파헤친다. 크레모나국립국제현악기제작학교는 이 시대의 현악기 장인을 양성하고 있다. 이 모든 기관의 중심에는 바이올린, 즉 현악기를 축으로 한 유기적인 생태계가 있다.
안드레아 비르질리오 크레모나시장은 아르떼와 만나 “크레모나에는 세계적인 현악기 제작 학교가 있고, 그 유산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바이올린 박물관과 재단도 운영되고 있다”며 “바이올린의 도시를 넘어 예술과 교육, 연구의 중심지로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모나에는 현악기 제작, 보존, 연구를 배우려는 유학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실기 교육을 넘어 크레모나의 문화에 몰입하는 특별한 경험 때문이다. 비르질리오 시장은 “이곳을 찾는 학생들은 현악기 제조 기술을 배울 뿐만 아니라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음악과 예술이 일상에 스며든 삶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올린 1대가 강남 빌딩 가격?수백'억' 소리 나는 바이올린의 세계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는 높은 명성만큼이나 가격도 ‘억 소리’가 난다. 지난 3월 미국의 악기 수집가 데이비드 L 풀턴이 소유 중이던 1715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배런 누프’가 2300만달러(약 334억원)에 비공개 개인 거래로 팔리며 역대 최고가 바이올린 기록을 갈아치웠다.
나무로 만든 악기 하나가 수백억원을 웃도는 게 놀라울 수 있지만 적어도 바이올린 경매 시장에선 이상한 일이 아니다. 1721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레이디 블런트’는 2011년 영국 런던 악기 경매사 타리시오를 통해 1590만달러(약 231억원)에 낙찰되며 ‘경매에서 판매된 가장 비싼 악기’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1741년산 과르네리 델 제수 ‘비외탕’은 2014년 1600만달러(약 232억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300년도 더 지난 옛날 악기에 이토록 비싼 가격표가 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물량 자체가 적다. 스트라디바리는 바이올린, 첼로, 하프 등 1100여 대를 만들었지만 현재 남아 있는 악기는 600여 대가 전부다. 과르네리는 40대에 요절해 남은 악기는 150여 대뿐. 그마저도 대부분 기업과 재단에서 소유하거나 수집가가 대를 이어 상속하기 때문에 매물로 거의 나오지 않는다.
반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바이올리니스트라면 누구나 스트라디바리우스나 과르네리를 연주하길 원한다. 전설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부터 아이작 스턴, 정경화까지 거장 가운데 이들 악기를 들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다. 높은 수요에 비하면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니 ‘부르는 게 값’일 수밖에.
여기서 질문이 나온다. “형태와 질감, 표면 색감, 제작 기법 등을 그대로 재현하면 동일한 소리를 얻을 수 있지 않냐”고. 아니다. 비슷한 소리를 만들어낼 순 있어도 이들과 같은 소리를 기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사운드의 비밀 중 하나가 몸체로 사용된 목재의 균일한 밀도에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17~18세기 유럽을 휩쓴 ‘소빙하기’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유난히 추운 날씨 탓에 나이테가 촘촘하게 자리 잡아 나뭇결 밀도가 높아졌고, 그 영향으로 소리 스펙트럼이 균일한 악기가 탄생했다는 게 중론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자연 영역이 소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얘기다.
모든 조건을 충족해 복제품을 제작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명품 악기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2011년 의료용 컴퓨터단층촬영(CT) 기술을 활용한 스트라디바리우스 복제품이 만들어졌지만, 이후에도 고악기의 역대 최고가가 몇 번이나 경신됐다. 당시 나무의 두께, 굽어진 정도, 손상 등 음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물리적 요소를 정확히 재현해 냈는데도 말이다.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스트라디바리, 과르네리가 직접 제작한 예술품이란 상징성에 프리츠 크라이슬러, 야샤 하이페츠, 예후디 메뉴인 등 19~20세기를 평정한 바이올린 거장 손을 거쳤다는 스토리는 어떤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전공 교수는 “특정 시기와 지역에서 한정 제작된 명기는 특별한 사운드가 개인 연주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좋은 연주자가 만질수록 소리 질이 달라진다는 인식과 역사적인 음악가 손을 거쳤다는 스토리텔링은 독보적 입지를 굳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조민선/김수현 기자 sw75jn@hankyung.com 기자 admin@slotnara.info
100년도 채 안 되는 인간의 삶보다 몇 배는 더 살아온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소리는 마법과 같다. 연주자의 실력과 청중의 기대, 악기의 아우라가 그 재료다. 그 속에는 악기가 수백 년간 쌓은 황금성게임랜드 내공과 역사가 숨어 있다. 300년 넘게 소리의 비밀을 찾으려 애썼지만 완벽한 재현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1727년생, 298세의 스트라디바리우스 ‘베수비오’(사진)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크레모나에서 서울로 여행 온 베수비오는 스트라디바리가 원숙기에 제작한 악기다. 한국·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로 오는 21일까지 바다이야기게임2 서울 덕수궁 돈덕전에서 특별 전시된다. 베수비오는 넓고 깊은 저음과 영혼을 사로잡는 강렬한 울림이 특징이다. 지난달 31일 전시 기념 음악회에서 에밀리아 가토 주한이탈리아 대사는 “베수비오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다”며 “이 악기에는 거장의 열정, 크레모나 공동체의 세대 간 지식과 기술, 연주자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응축돼 있다”고 밝혔다.
스 온라인골드몽 트라디바리우스는 크레모나의 유산이다. 500년 역사의 현악기 제작 기술은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세계의 유산이 됐다. 그곳에는 악기를 제작하는 공방과 교육을 담당하는 현악기 제작학교, 바이올린 박물관, 연구소 등 현악기 중심의 생태계가 존재한다. 바이올린에 의한, 바이올린을 위한 도시. 모든 인프라가 바이올린과 연결돼 있다. 안드레아 야마토릴게임 비르질리오 크레모나시장은 “베수비오를 비롯한 악기들은 역사가 더해진 값진 시간의 선물”이라며 “악기가 걸어온 길 위에 남겨진 위대한 흔적을 읽어달라”고 당부했다. 때로 서울 강남의 30평대 아파트 서너 채 값은 거뜬히 넘기는 이 악기가 300년 넘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매력은 뭘까. 인간의 소리를 닮은 명기(名器)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낱낱 모바일야마토 이 파헤쳐 봤다.
"활을 긋는 순간 전율 … 실크처럼 곱지만, 묵직한 絃의 노래"인간 목소리 닮은 황금빛 사운드 스트라디바리우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85㎞ 떨어진 ‘현악기의 성지’ 크레모나. 이 도시 중심부에 있는 바이올린박물관에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등 명품 바이올린이 전시돼 있다. /©Cristian_Chiodelli
“이상적인 바이올린의 소리는 가장 완벽한 인간의 목소리와 경쟁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악기도 인간의 소리를 뛰어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바이올린계의 명품, 스트라디바리우스라면 얘기가 다르다. ‘인간의 목소리를 닮은 소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황금빛 실크처럼 부드럽고 다채로운 음색, 마치 인간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내면의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신비로운 악기. 300년 넘게 명기로 불리는 이유를 찾아가 봤다.
완벽한 균형 ‘육각형의 소리’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음색은 맑고 뚜렷하면서도 따뜻하고 깊은 울림을 겸비했다. 근거리에서는 따뜻하게, 원거리에서는 선명하게 들린다. 연주자들이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사랑하는 것은 폭넓은 음색 때문이다. 음색이 단조롭지 않고 여러 층위의 소리를 낸다고 정평이 나 있다. 단단한 소리도 특징이다. 특정 주파수 대역을 이상적으로 증폭시켜 뚫고 나가는 특성을 지녔다. 그 덕분에 소리는 공간을 꽉 채우며 힘 있게 뻗어나가고 속삭이는 듯한 피아니시모도 명료하게 들린다. 연주자들이 때로 ‘비올라 같다’고 느낄 정도로 울림의 영역이 폭넓다. 고음역대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장기. 고음부로 치달으면 악기의 역량이 폭발한다. 2001년 타계한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은 이렇게 말했다. “좋은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연주회장이 아무리 넓어도 끝없이 퍼져나가는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연주자에게 악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인간과 교감하는 듯한 매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마치 악기에 영혼이 있는 것 같다는 평도 있다. 이스라엘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은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손을 대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고 했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퀸엘리자베스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단순히 예쁜 소리라기보다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묵직함이 있다”며 “음색, 깊이, 울림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균형을 갖춘 ‘육각형의 소리’”라고 표현했다. 임지영은 2015년부터 10년간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사용했고 지난 5월부터는 과르네리를 연주하고 있다. 그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내 몸에서 음악이 나오는 느낌이 들고, 악기와 연주자가 연결돼 마치 내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고 했다.
베수비오, 넓고 깊은 저음
세계 600여 대에 불과한 스트라디바리우스엔 악기별로 이름이 따로 붙는다. 소유주의 이력이나 에피소드를 따는 경우가 많은데 스트라디바리우스 배런 누프, 레이디 블런트, 요하임-마, 돌핀, 베수비오 등이다.
덕수궁에 전시 중인 베수비오는 1727년생. 스트라디바리가 예술적 원숙기에 제작한 작품이다. 당시 83세이던 그는 두 아들과 가문 공방을 이끌었다. 나이가 들어도 손놀림은 정교하고 거침없었다. 베수비오는 이 시기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견고하면서도 우아한 구조, 엄선된 목재, 넓고 깊은 저음과 독특한 음색이 특징이다. 1940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벤저민 브리튼의 바이올린협주곡 초연에서 안토니오 브로사가 이 베수비오로 연주했다. 이 악기는 크레모나 사람들에게 유독 각별한데, 2005년 이탈리아계 영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레모 라우리첼라의 유언에 따라 크레모나로 귀환했다. 라우리첼라는 크레모나의 젊은 연주자들이 악기를 연주하길 원했고, 크레모나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금해 영국 정부에 상속세를 낸 뒤에야 고향에 돌아왔다.
지난달 31일 덕수궁 전시 기념 특별 공연에서 베수비오로 연주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문덕관
같은 스트라디바리우스라도 음색은 조금씩 다르다. 베수비오는 저음에서 풍부한 음색을 보여주고 스트라디바리우스 중에선 야성적인 소리를 낸다. 덕수궁 전시 기념 특별 공연에서 베수비오로 연주한 임지영은 “처음 활을 긋는 순간부터 소리가 실크처럼 부드럽게 나왔다. 결이 곱지만 그 안엔 애수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수백 년간 풀지 못한 ‘재료의 과학’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음색은 과학적으로도 확인됐다. 미국 국립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인간의 목소리 중 테너나 알토 영역에 근접한 공명을 갖고 있다. 이전의 아마티와 같은 바이올린들이 베이스나 바리톤에 가까운 공명을 보인 것과 다른 지점이다.
그 비밀은 재료에도 숨어 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북이탈리아 알프스 인근에서 자란 저밀도 단풍나무와 가문비나무의 품질 좋은 목재를 썼다. 핵심적 차이가 표면처리제 성분에서 나왔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나무 표면에는 천연수지와 벌레집 가루, 광물 안료를 혼합한 바니시(표면처리제)를 발랐다. 도포된 바니시의 화학적 조성과 두께는 지금도 연구 대상인데, 이 재료가 소리의 따스함과 깊이를 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비아대 연구에 따르면 베수비오는 아마씨 오일을 주성분으로 천연수지가 첨가된 바니시가 사용됐다. 철 성분도 검출됐는데, ‘베수비오(Vesuvio·나폴리 근처 화산)’라는 이름이 붙은 배경이다. 바니시 아래층에는 소량의 석고가 포함된 바탕층과 동물성 접착제(가죽, 뼈에서 추출한 아교)가 사용됐다. 이는 목재 결을 메우고, 바니시가 과도하게 스며드는 것을 방지했다. 연구팀은 “소리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친 야수가 포효하듯 … 강렬하다, 악마의 현악기또다른 명품 바이올린 과르네리
삼성문화재단에서 후원받은 ‘과르네리 델 제수’를 쓰는 김봄소리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노래’를 부르고 과르네리는 ‘말’을 한다.”
러시아 출신 명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이 한 얘기다. 과르네리는 스트라디바리우스와 함께 ‘명품 현악기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섬세하면서도 다채로운 감의 고결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면 과르네리는 마치 사자가 포효하듯 강력한 에너지와 무게감 있는 사운드를 자랑한다. 그래서 과르네리는 개성 있는 연주자의 선호도가 특히 높은 악기로 꼽힌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린 니콜로 파가니니, ‘20세기 최고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 등이 생전 각별한 애정을 표한 악기가 모두 과르네리였다.
과르네리는 17~18세기 이탈리아 크레모나 출신 과르네리 집안에서 만든 악기를 말한다. 그중에서도 바르톨로메오 주세페 과르네리(1698~1744)가 제작한 바이올린은 최고란 평가를 받는다. 명칭도 특별하다. ‘과르네리 델 제수’. 주세페 과르네리는 늘 자신이 만든 악기에 ‘예수’를 상징하는 ‘I.H.S.(iota-eta-sigma)’ 문구와 십자가를 새겨 넣었는데, 이를 이유로 ‘델 제수(del Gesu·예수의)’란 애칭이 붙었다. 과르네리 델 제수는 현재 남은 악기가 150여 대에 불과하다. 스트라디바리우스(600여 대)보다 희소성이 크기 때문에 가격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다.
과르네리 델 제수는 스트라디바리우스보다 악기 외형이 거칠게 표현돼 있지만 소리에서만큼은 깊고 풍부하다. 주세페 과르네리의 조부인 안드레아 과르네리와 스트라디바리는 아마티 공방에서 기술을 익혔는데, 주세페 과르네리는 기존 가문의 악기 제작 기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가며 독창적인 양식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과르네리 델 제수는 스트라디바리우스에 비해 허리 부분이 좁고 전체 길이가 짧은데, 이 때문에 더 집중적이고 반응성이 뛰어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사용한 바니시(표면처리제)도 다르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통상 황금빛 갈색이나 주황색을 띠지만 과르네리 델 제수는 진한 붉은색부터 차가운 노란색까지 한층 더 색감이 다양하다.
과르네리 델 제수 국내 전시 등을 주최해 온 비올코리아의 이삭 대표는 “울림구멍(f홀)과 헤드만 봐도 스트라디바리우스는 균형이 잘 잡혀 있고 라인 자체가 섬세하게 다듬어져 있지만 과르네리는 칼자국이 선명히 보일 정도로 둔탁하고 거칠게 처리돼 있다”며 “제작 당시엔 낮은 가격에 팔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불완전한 형태나 자유로운 기법에서 과르네리만의 천재성이 드러나고 매력적인 소리가 두드러지면서 가치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명품 바이올린 탄생한 현악기의 성지 … 代 잇는 150명 장인들스트라디바리의 고향 伊 크레모나
(1) 이탈리아 크레모나의 현악기 공방에서 제작 중인 바이올린 모습. 500년 전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장인들이 ‘메이드 인 크레모나’의 가치를 오늘도 이어가고 있다. (2) 현악기 장인들이 전통 공방에서 바이올린 보디용 목재를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3) 크레모나 인프라는 현악기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으며 도시 전역에서 악기 제작의 전통과 문화를 느낄 수 있다. ©Tagini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85㎞ 떨어진 크레모나. 이 도시는 500년 역사의 서양 현악기 제작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마르칸토니오 인제녜리,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아밀카레 폰키엘리,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아마티 가문과 과르네리 가문 등 위대한 장인들이 크레모나에서 세계 최고의 현악기를 탄생시켰다. 아마티는 크레모나에서 현대 바이올린의 비례와 형태를 정립했고, 이후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가 ‘명품 바이올린’을 완성했다.
세 명장 덕분에 크레모나는 독창적이고 탁월한 현악기 제작 기술 전통을 확립했다. 이들이 빚어낸 전통적 방식의 바이올린 공예는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세계의 유산이 됐다. 16세기부터 이어져온 기술은 2025년까지도 건재하다. 최근 덕수궁에 온 ‘베수비오’도 ‘메이드 인 크레모나’의 대표 악기다.
바이올린의 대명사 스트라디바리우스의 고향으로 이름을 알린 이 도시는 세계 현악기의 수도를 자처한다. 메이드 인 크레모나는 세계 최고 품질의 인증 마크다. 크레모나에는 180여 개 공방이 있다. 이곳 현악기 장인들은 여전히 한 켜 한 켜 나무를 갈고 다듬어 바이올린 본체를 조각한다. 공방 견학과 체험 프로그램도 많다. 500년 전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장인들 덕에 전통의 도구와 제작법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공방 장인들이 나무 선택, 바니시, 줄 공정 과정을 몸소 보여준다. 현재 150명의 장인이 활동 중이다.
도시에는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존재한다. 일명 ‘현악기지구’다. 도시 곳곳의 공방에선 장인이 악기를 빚고 있고, 유서 깊은 폰키엘리극장에선 클래식 음악 공연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스타우퍼아카데미와 클라우디오몬테베르디시립음악원에선 기악과 실내악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며, 크레모나바이올린박물관과 연구센터에서는 음향 연구가 한창이다.
특히 바이올린박물관은 ‘현악기의 성지’로 통한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설계도와 악기 제작 도구 등이 한곳에 전시돼 있다. 박물관 내 조반니아르베디홀에서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연주가 열린다. 명기의 울림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음향연구소도 박물관 한편에 자리 잡았다.
파비아대 ‘아그레디 비침습 진단 연구소’는 현악기 소리를 완성하는 재료가 무엇인지 파헤친다. 크레모나국립국제현악기제작학교는 이 시대의 현악기 장인을 양성하고 있다. 이 모든 기관의 중심에는 바이올린, 즉 현악기를 축으로 한 유기적인 생태계가 있다.
안드레아 비르질리오 크레모나시장은 아르떼와 만나 “크레모나에는 세계적인 현악기 제작 학교가 있고, 그 유산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바이올린 박물관과 재단도 운영되고 있다”며 “바이올린의 도시를 넘어 예술과 교육, 연구의 중심지로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모나에는 현악기 제작, 보존, 연구를 배우려는 유학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실기 교육을 넘어 크레모나의 문화에 몰입하는 특별한 경험 때문이다. 비르질리오 시장은 “이곳을 찾는 학생들은 현악기 제조 기술을 배울 뿐만 아니라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음악과 예술이 일상에 스며든 삶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올린 1대가 강남 빌딩 가격?수백'억' 소리 나는 바이올린의 세계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는 높은 명성만큼이나 가격도 ‘억 소리’가 난다. 지난 3월 미국의 악기 수집가 데이비드 L 풀턴이 소유 중이던 1715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배런 누프’가 2300만달러(약 334억원)에 비공개 개인 거래로 팔리며 역대 최고가 바이올린 기록을 갈아치웠다.
나무로 만든 악기 하나가 수백억원을 웃도는 게 놀라울 수 있지만 적어도 바이올린 경매 시장에선 이상한 일이 아니다. 1721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레이디 블런트’는 2011년 영국 런던 악기 경매사 타리시오를 통해 1590만달러(약 231억원)에 낙찰되며 ‘경매에서 판매된 가장 비싼 악기’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1741년산 과르네리 델 제수 ‘비외탕’은 2014년 1600만달러(약 232억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300년도 더 지난 옛날 악기에 이토록 비싼 가격표가 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물량 자체가 적다. 스트라디바리는 바이올린, 첼로, 하프 등 1100여 대를 만들었지만 현재 남아 있는 악기는 600여 대가 전부다. 과르네리는 40대에 요절해 남은 악기는 150여 대뿐. 그마저도 대부분 기업과 재단에서 소유하거나 수집가가 대를 이어 상속하기 때문에 매물로 거의 나오지 않는다.
반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바이올리니스트라면 누구나 스트라디바리우스나 과르네리를 연주하길 원한다. 전설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부터 아이작 스턴, 정경화까지 거장 가운데 이들 악기를 들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다. 높은 수요에 비하면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니 ‘부르는 게 값’일 수밖에.
여기서 질문이 나온다. “형태와 질감, 표면 색감, 제작 기법 등을 그대로 재현하면 동일한 소리를 얻을 수 있지 않냐”고. 아니다. 비슷한 소리를 만들어낼 순 있어도 이들과 같은 소리를 기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사운드의 비밀 중 하나가 몸체로 사용된 목재의 균일한 밀도에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17~18세기 유럽을 휩쓴 ‘소빙하기’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유난히 추운 날씨 탓에 나이테가 촘촘하게 자리 잡아 나뭇결 밀도가 높아졌고, 그 영향으로 소리 스펙트럼이 균일한 악기가 탄생했다는 게 중론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자연 영역이 소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얘기다.
모든 조건을 충족해 복제품을 제작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명품 악기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2011년 의료용 컴퓨터단층촬영(CT) 기술을 활용한 스트라디바리우스 복제품이 만들어졌지만, 이후에도 고악기의 역대 최고가가 몇 번이나 경신됐다. 당시 나무의 두께, 굽어진 정도, 손상 등 음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물리적 요소를 정확히 재현해 냈는데도 말이다.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스트라디바리, 과르네리가 직접 제작한 예술품이란 상징성에 프리츠 크라이슬러, 야샤 하이페츠, 예후디 메뉴인 등 19~20세기를 평정한 바이올린 거장 손을 거쳤다는 스토리는 어떤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전공 교수는 “특정 시기와 지역에서 한정 제작된 명기는 특별한 사운드가 개인 연주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좋은 연주자가 만질수록 소리 질이 달라진다는 인식과 역사적인 음악가 손을 거쳤다는 스토리텔링은 독보적 입지를 굳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조민선/김수현 기자 sw75jn@hankyung.com 기자 admin@slotnara.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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