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늘',


"비늘은 상처가 아니라, 살아냈다는 증거야."
이수현 작가의 장편소설 '비늘'(푸른사상 소설선 72)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반복되는 폭력과 침묵, 그 안에 남겨진 인간의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야기다.
주인공 강도희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이자 감정 무표정증을 앓는 이혼 전문 변호사다.
그녀는 폭력과 배신, 상실을 겪은 이들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내면 또한 서서히 되돌아보게 된다.
소설은 현실적 서사 위에 신화적 상징과 환상적 장치를 겹쳐 놓으며, 고통과 구원의 경계를 탐색한다.
이 작품의 가장 독특한 장면은 황금빛 인면어의 등장이며, 이는 인간 스피드론 의 고통과 생존 본능을 압축한 은유다.
물속에서 유영하는 그 형상은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말을 하지 못한다.
도희가 수족관에서 인면어의 비늘에 손끝을 대는 순간, 서늘한 전류가 온몸을 관통한다.
그 감각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오랜 억압 속에서 잠자고 있던 감정의 재생이다.
디딤돌대출 심사기간 '비늘'은 그처럼 상처와 생존 사이의 물질적 증거이며, 동시에 자신을 보호하는 껍질이자 세계와 맞닿는 감각기관으로 변모한다.
작가는 현실의 리얼리즘 위에 환상적 심상을 더해, 독자로 하여금 상처의 질감과 회복의 온도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수현은 '비늘'을 단순한 상흔의 기호로 그리지 않는다.
그것은 급여소득자 고통을 숨기지 않고 견뎌낸 시간의 표면이며, 타인의 고통을 감각하는 연대의 언어이기도 하다.
가정폭력, 양육비 미지급, 파탄난 관계 등 도희가 맡는 사건들은 모두 우리 사회의 그늘에 닿아 있다.
작가는 그 어두운 강을 건너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누구도 완전히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비늘은 아파트대출이자계산 서로의 상처가 반사하는 빛이며, 그 빛이야말로 구원의 시작이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며 자신의 내면에 남은 비늘을 발견하게 되고, 그 질감 속에서 생존의 의지와 타인에 대한 연민을 동시에 배운다.
'비늘'은 현실적인 법정 서사와 환상적 상징을 교차시키며 '형이상학 소설'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박찬일 신차 싸게사는법 평론가는 "결정적인 것은 '비늘'과 '황금빛 인면어'의 형이상학이다. 그것은 구원의 가능성을 향한 요청의 문학"이라고 평했다.
또 김 언 시인은 "딱지는 떨어지지만 비늘은 생살과도 같아 평생을 따라붙는다"며 "내 안의 상처를 끌어안고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강인한 마음이 없이는 쓸 수 없는 소설"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고통의 표면을 단단히 응시하면서, 인간이 어떻게 다시 살아가는가를 묻는다.
1995년 서울 출생의 작가 이수현은 2020년 '충북작가' 신인상과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2021), 세종문화재단 청년예술지원금(2023), 한국콘텐츠진흥원 뉴미디어 랩(2025)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현실과 감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를 구축해왔다.
전작 '유리 젠가'와 에세이 '기록하는 태도'가 보여준 현실 감수성은 '비늘'에서 한층 깊어진 내면 탐구로 이어진다.
'비늘'은 상처의 기록이자 인간다운 회복의 선언이다.
누군가에게는 보호막이,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살갗이 되어주는 이야기.
이수현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비늘은 어떤 모양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