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발매한 RM의 첫 솔로 앨범 아트워크. 윤형근 그림 ‘청색’이 벽에 걸려 있다. /빅히트뮤직


윤형근, 박래현, 장욱진···. 방탄소년단(BTS) 리더 RM(본명 김남준·31)이 꾸준히 모은 한국 근현대 미술품의 최초 공개 전시를 앞두고 미술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RM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과 협업해 2026년 10월부터 2027년 2월까지 특별 전시 ‘RM X SFMOMA’를 연다.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이 K팝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것은 처음. 미술 애호가로 유명한 RM이 소장품을 전시에서 직접 공개하는 것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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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홍보 포스터. /빅히트뮤직


큐레이터로 전시에 참여하는 RM은 인스타그램에 “오시는 모든 분의 발걸음이 아깝지 않도록 재미나게 만들어보겠다”고 글을 올렸다. “지난해 말, 미국 SFMOMA에서 연락을 받고 기쁜 마음에 이것저것 브레인스토밍을 하던 제가 눈에 선합니다. 자동이체 신청 2018년에 처음 미술관에 다니기 시작해 부지런히 공부하고 수집하며 이렇게 소박한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영광입니다.”
그동안 국내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 전시에 RM의 소장품이 여러 번 출품됐으나, 그때마다 RM은 주최 측에 “어떤 작품인지 함구해 달라”고 요청해 공식적으로는 공개를 꺼려왔다. RM의 소장품 리스트와 규모가 공개되는 면책후누락된채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인 셈. 소속사 빅히트는 “이번 전시에는 RM의 소장품과 미술관 측이 보유한 작품을 합해 200여 점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술계에선 “RM이 그동안 수집해 온 작품들로 미술관 하나를 거뜬히 지을 수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 어떤 작품을 어떻게 전시할지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속사에 따르면, 이번 우리은행 합병 에 공개되는 RM의 개인 소장품 중에는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윤형근, 박래현, 권옥연, 김윤신, 도상봉, 장욱진의 작품이 대거 포함돼 있다. 모두 RM이 공개적으로 애정을 드러내 온 작가들이다.



지난 7월 RM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소장품 상설전에 나온 윤형근 작 직장인채무통합대출 품을 감상하는 모습. /RM 인스타그램


특히 단색화가 윤형근은 RM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자 음악적 영감의 원천으로 꼽힌다. 2022년 생애 처음으로 첫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할 때도 윤형근의 그림을 내세웠다. 청재킷과 청바지 차림의 RM이 윤형근의 1972년 작 ‘청색’ 옆에 서 있는 앨범 화보와 아트워크를 선보였다. 앨범 제목도 ‘인디고(Indigo·쪽빛)’. 당시 20대의 막바지를 보내던 RM이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색이 바래거나 덧입혀지는” 청바지 색을 윤형근의 청색과 연결하면서 20대 청년의 자기 고백이라는 콘셉트를 은유한 것이다. RM은 이 앨범을 “솔직한 감정과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일기장 같은 앨범”이라며 “출발점은 윤형근의 그림이었다”고 했다.



RM이 텍사스 '메닐 컬렉션' 정원의 떡갈나무 아래 앉아 찍은 사진. 'ucchin vibe’라는 한 줄 설명을 붙였다. 장욱진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하는 '큰 나무 아래 앉은 사람'을 오마주한 것이다. /RM 인스타그램


장욱진 애호가로도 유명해 한 전시장에서는 “저도 심플하게 살고 싶습니다. 장욱진 짱”이라는 한 줄 평을 남기기도 했다. 파릇파릇 자라는 나무, 하늘을 나는 새, 작은 집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가족 등 소소하고 말간 장욱진 그림을 좋아해 여러 점 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장욱진 회고전에도 RM 소장품 6점이 나왔다. 지난 2020년에는 ‘박래현, 삼중 통역자’ 전시를 최고의 전시로 꼽고 “여러 상황에 가려져 있던 분이신데, 굉장히 감동하고 왔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해 4월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김윤신 개인전을 관람하는 모습. /RM 인스타그램


RM은 군 복무 중 휴가 나올 때면 전시장부터 찾았다. 지난해 4월엔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김윤신 개인전에 나타나 화제가 됐다. 구순(九旬)에 전기톱을 들고 나무를 자르는 1세대 여성 조각가이자 지금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뜨거운’ 김윤신 조각도 RM의 소장품으로 만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자체 소장한 김환기 작품과 함께 마크 로스코, 앙리 마티스 등 현대미술 거장의 그림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