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노화랑은 가을 황금 사과로 물들고 있다. 한입 베어 물고 싶은 탐스러운 사과들이 전시장 곳곳을 점령하고 있다. '사과작가' 윤병락(57)이 노화랑에서 3년 만에 개인전 '사계'를 열면서 신작 20여 점을 벽에 걸었다. 작가의 전매특허인 붉은 사과와 푸른 사과에 더해 이번엔 풍요로운 황금 사과를 새롭게 선보이는 자리다.
나무 상자에 가득 채워진 큼지막한 사과를 보노라면 미술사에서 사과만큼 강력한 상징성을 가진 과일이 있을까 싶다. 금단의 열매이자 전쟁을 불러온 아름다움과 불화의 상징, 그리고 다산과 생명력, 나아가 예술적 혁신을 의미하는 과일이기 때문이다.
사과가 지천에 깔린 경북 영천에서 자란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사과의 빛깔과 질감을 눈에 새기며 자랐다. 어 창원우리파이낸셜 머니는 장이 열리면 "사과 사세요"를 연신 외치며 과일 행상을 했다. 경북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2003년부터 고향과 추억이 뒤섞인 사과를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그의 독특한 기법도 눈길을 끈다. 자작나무판을 잘라내 사과의 실루엣을 드러내는 변형 캔버스를 제작하고 삼합 장지를 배접한 뒤에 유화를 쌓아 올린다. 사과 궤짝을 위에서 내려다 국민은행 사업자대출 보는 부감법 구도와 극사실적인 묘사력, 감각적인 색채는 그만의 독보적인 경지다. 캔버스의 틀을 과감히 벗어나면서 실재감과 공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많은 아류작을 탄생시킨 그의 작품은 해외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올해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그의 작품이 성공적으로 낙찰됐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트아시아 델리에서도 뜨거운 핸드폰 회선조회 반응을 얻었다. 최근 미술 시장 불황에 관해 묻자 "작품이 잘 안 팔린다기보다 대기가 좀 줄었다"며 여유를 보였다.
수십 차례의 밑칠과 섬세한 붓질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그는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 작업이다 보니 요즘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며 "노안이 오면서 사물의 경계도 흐릿해지고, 지난해에는 백내장 수술도 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수익공유형그의 사과는 점점 더 커지고, 작품의 규모도 대작으로 확장되고 있다. 더 강렬하게 각인되고 싶은 예술적 욕망은 그도 다르지 않다. 그는 요즘 200호 이상의 대작을 주로 그리고 있다. 또한 실제 사과보다 크게 만든 청동 사과 조각들도 전시장 중앙에 마치 설치미술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시나노골드 품 농협중앙회새희망홀씨 종을 보고 그린 '황금 사과'다. "붉은 사과는 탐스럽고 강렬하죠. 청사과는 상큼하면서 시원한 느낌이고, 노란 사과는 행복감을 줍니다. 저 역시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노란 사과를 그렸어요. 관람객들에게도 이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전시는 오는 11월 5일까지.
[이향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