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와 함께하는 즐거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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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6-01-28 08:36 조회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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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와 함께하는 즐거운 변화
1. 성관계는 삶의 활력입니다
삶이 고단해질수록, 우리는 즐거움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성생활입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부부 사이도 어느 순간부터 성관계가 의무처럼 느껴지고, 점차 횟수는 줄어들며, 설렘은 사라집니다.하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성관계는 단순한 신체적 행위가 아니라, 사랑의 표현이며 감정의 교류이고, 관계의 유지를 위한 중요한 소통의 방식이라는 것을.
성적인 만족감은 곧 정서적인 만족감으로 이어집니다. 부부가 성생활에서 즐거움을 느낄수록 대화는 더 부드러워지고, 서로에 대한 신뢰는 깊어지며,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도 커지게 됩니다.성관계는 그 자체로, 부부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삶의 필수 에너지입니다.
2. 즐거운 성관계를 방해하는 습관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운동 부족, 과도한 음주나 흡연 등 현대인의 일상은 성적인 활력을 떨어뜨릴 요소로 가득 차 있습니다.특히 남성의 경우, 이러한 습관들은 음경으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키고, 성적 자극에 대한 민감도마저 떨어뜨려 발기부전이나 조루와 같은 문제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경험하게 되면 남성은 자존감이 떨어지고, 성관계를 피하려는 심리가 생깁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성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부부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게 됩니다.
3. 비아그라즐거운 성생활의 동반자
이때, 비아그라는 단순한 약이 아닌, 삶의 질을 다시 끌어올리는 도구가 되어줍니다. 비아그라는 성적 자극 시 혈관을 확장시켜 음경 내 혈류를 증가시켜 자연스럽고 강한 발기를 유도합니다.즉, 단순히 일시적인 효과를 넘어, 성관계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많은 남성들이 비아그라를 처음 접할 때 불안해합니다.이걸 계속 먹어야 하는 건 아닐까?몸에 해롭지는 않을까?하지만 전문가들은 말합니다.정확한 복용 방법을 지키고, 본인의 건강 상태에 맞게 사용한다면 비아그라는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비아그라는 당신의 능력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잠든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자신감, 에너지, 관계의 즐거움이 그 뒤를 따라옵니다.
4. 성관계를 즐겁게 만드는 생활 습관
비아그라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일상 속 작은 변화가 함께해야 합니다. 성생활의 질을 높이는 생활 습관은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꾸준함이 관건입니다.
첫째꾸준한 운동
주 3~4회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전반적인 혈액순환을 개선시키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성적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특히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발기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둘째규칙적인 식습관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은 혈관 건강에 해롭습니다. 혈관은 곧 발기의 통로입니다. 과일, 채소, 생선 등 혈관 건강에 좋은 음식을 중심으로 한 식단이 필요합니다.
셋째스트레스 관리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성욕을 억제하고, 발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일과 후에는 명상, 음악 감상, 독서 등 자신만의 이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파트너와의 소통
성생활은 함께하는 것이기에 감정적인 친밀감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대, 부담, 바람 등을 솔직하게 나누는 대화는 성적 만족감을 높이는 데 있어 필수입니다.
5. 전문가의 조언변화는 작게 시작된다
많은 남성들이 성생활의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이를 혼자 끌어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작은 변화 하나가 인생의 흐름을 바꾼다고.
비아그라를 복용한 많은 남성들이 한결같이 말합니다.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 있었다,부부 사이가 다시 가까워졌다,삶에 활력이 생겼다.
이 변화는 약물 하나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비아그라를 계기로 자신을 다시 돌보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며, 파트너와의 대화를 시작하는 일련의 과정이 진짜 변화를 이끄는 핵심입니다.
6. 당신의 오늘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의 삶이 지루하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면, 그 이유는 어쩌면 사랑과 친밀감, 성적 즐거움이 사라졌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은, 다시 불러올 수 있습니다.
비아그라는 단지 육체적인 기능을 돕는 약이 아닙니다. 삶의 즐거움, 사랑의 에너지, 관계의 깊이를 다시 회복하는 기회입니다. 감춰왔던 욕망과 기대를 솔직하게 마주할 용기, 그리고 그에 맞는 실천이 함께할 때, 당신의 오늘은 분명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7. 결론즐거운 삶은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성관계는 부끄러운 주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한 축이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진짜 소통입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자격이 있으며, 누릴 수 있는 권리입니다.지금 이 순간, 당신이 조금만 용기를 내어 선택한다면, 비아그라는 분명히 그 선택을 성공적인 변화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성생활을 다시 즐겁게 만들고 싶다면, 이제는 주저하지 마십시오.비아그라와 함께, 당신의 삶에 다시 리듬을 불어넣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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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reelnara.info
오전 8시, 빈 교실에 도착한 클로이는 창문부터 연다. 사춘기 아이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하고 시큼한 체취로 교실이 금세 텁텁해지기 전에 미리 묵은 공기를 갈아두어야 한다. 서늘한 바다 안개가 땅 근처에 납작하게 머무르고 있어 창문 밖 공기는 고요하고 촉촉하다. 수업이 시작되는 오전 8시30분쯤이면 캘리포니아의 태양이 안개를 서서히 증발시키고 아이들에게 청색 하늘을 보여줄 것이다.
겉옷을 개켜 의자에 걸쳐두곤 클로이가 교탁에 앉는다. 등 뒤론 다양한 스페인어 팻말을 다닥다닥 붙여둔 교실 벽과 칠판 체리마스터모바일 이 있다. 20년 넘는 교직 생활로 단련된 스페인어 교사의 선택엔 허투루 된 게 하나 없다. 끊임없이 서로가 서로를 산만하게 하곤 하는 아이들이 수업 내내 클로이에게 읊어야 할 문장은 칠판 위쪽에 긴 스카치테이프로 고정해뒀다. “클로이 쌤, 죄송해요. 제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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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학교 교사 클로이 씨는 9년째 7학년 아이들에게 시 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김인정 제공
‘있다’ ‘이다’ ‘가지다’ 같은 스페인어 기본 동사의 변화형을 정리한 알록달록한 도표 옆으로, ‘형용사: 사물, 장소, 생각 혹은 개념을 표현하고 규 바다이야기#릴게임 정하고 수식하기 위해 명사를 수식하는 단어’라는 설명도 큼지막하게 붙여두었다. 열두 살 아이들이 시를 쓸 때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품사 중 하나다. 클로이는 아이들을 기다리며 낡은 프로젝터 롤스크린에 금요일 강의안 첫 페이지를 띄운다. “최선을 다하도록 도와주는 사람과 함께 앉도록 하세요. 테이블당 네 사람씩 앉으세요. ‘시의 금요일’ 공책이 필요합니다. 릴게임바다이야기 ” 시의 금요일(viernes de versos). 클로이와 학생들은 금요일을 그렇게 부른다.
수업 시작 종은 오전 8시26분에 한 번, 8시30분에 한 번 더 울린다. 종소리가 난 뒤에 오는 아이들은 매일같이 늦는 아이들이다. 부모들이 학교까지 쉽게 태워다줄 수 있는 미국 중산층 가정 아이들은 바다이야기하는법 거의 늦는 법이 없다. 늦는 아이들은 미국으로 이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뉴커머(Newcomer)’들이다. 공립학교는 아이들에게 체류 신분에 대해 전혀 묻지 않고 서류를 요구하지도 않지만, 과테말라와 온두라스·엘살바도르 등 중앙아메리카에서 도착한 그 아이들은 서류 미비 상태이거나 난민인 경우가 상당수다. 그들에겐 학교에 오는 교통편이 중산층 가정 아이들만큼 다양하고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보호소나 위탁가정에 머물거나, 친척 집에 얹혀사는 경우도 많다. 보호자 한 명 없이 홀로 국경을 넘어오는 아이도 있다. 대개 갱단의 극심한 폭력이나 구조적 빈곤 탓에 온다.
클로이는 늦는 아이들을 나무라는 법 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한다. 낯선 땅에 온 아이들이 환영받는다고 느꼈으면 해서, 지역 교육협회에서 나누어준 포스터를 교실 벽에 붙여두었다. “증오도 없고 두려움도 없다. 이곳은 이민자를 환영한다.” 클로이가 챙겨둔 아침 급식이 아직 남았는지 확인하려는 아이들이 교실 문을 계속해서 열어젖힌다. 늦게 도착한 아이들은 시리얼과 작게 자른 과일을 뒤늦게 입에 집어넣으며 옆자리 아이와 장난을 친다. 차가운 흰 우유도 있지만 가져가는 아이는 거의 없다. 배탈이 나기 십상이라서다. 과테말라나 온두라스 집에서 먹던 따뜻한 옥수수 음료인 아톨레 따위는 미국 학교 급식에서 찾아볼 수 없다. 서른 명 남짓한 학생들이 자리에 앉을 때까지, 클로이는 최소 세 번 정도는 조용히 하라고 외쳐야 한다.
매번 바뀌는 가벼운 손 풀기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가장 싫어하는 것, 가장 좋아하는 장소, 가족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어른, 사랑하는 반려동물, 좋아하는 양말, 내 이름의 의미, 잃어버린 것들···. 아이들이 쓴 답에서 그날 쓸 시의 재료를 고른다. 클로이는 열두 살 아이들이 이런 주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다. 사회 정서 학습과 연결돼 감정을 인식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수업을 위해 골라온 시를 클로이가 소리 높여 읽는다. “(···) 마지막으로 고향에 갔을 때/ 우리는 마을이 불타는 걸 지켜봤다./ 군인들이 민간인의 두개골에서 피를 쏟아내며/ 마치 자신들도 물을 포도주로 바꿀 수 있다는 듯이./ 그들은 우리 발밑의 땅을 빼앗아갔다(···) 살아남은 여자의 고통이 구경거리가 되지 않았던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전쟁, 이주, 난민에 대해 쓰는 수단계 미국인 시인 엠티탈 마흐무드의 시다. 이런 시를 고를 때면 클로이는 아이들이 지나온 역사를 곱씹어보게 된다.
집중할 기색이라곤 없던 소란한 교실이 곧바로 조용해진다. 아이들은 연필을 손에 꼭 쥐고 스페인어로 시를 받아적는다. 이 수업에는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중앙아메리카 출신이 많다. 미국이 아직 낯설고 영어도 서툰 아이들에겐 숨통 트이는 수업이다. 시를 받아쓰며 아이들은 각자의 어휘 주머니에 새로 주운 단어를 집어넣는다. 방금 적은 문장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작은 목소리로 반복해 읽어보다가 “쉼표 있어요? 마침표 찍어야 해요?”라고 외친다. 아이들 방식으로 시에 몰입하고 있단 의미다. 그렇게 받아 적은 시를 혼자서 한 번, 조별로 한 번 낭송하고 나면 자기 시를 자유롭게 쓰는 시간이 주어진다.
클로이는 9년째 7학년 아이들에게 시 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운문은, 완성된 문법과 완결된 사고를 요구하는 산문보다 아이들이 쉽게 쓸 수 있는 장르다. 민감한 감수성으로 주변 세계를 감지하는 열두 살 아이들은 시라는 형식에 잘 맞는 작가다. 시의 주제와 조건이 롤스크린에 뜨면 아이들은 신음하지만, 이내 서로 단어를 물어보고 철자를 확인하며 협력해 시를 쓴다.
가장 조용한 아이들이 가장 깊은 글을 써내는 걸 클로이는 자주 본다. 이를테면 엘살바도르 국경을 넘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한 아이는 이렇게 썼다. “엘살바도르/ 분열된 국가의 힘/ 증오와 사랑 사이의/ 부패로 얽힌/ 한 나라의 한 동네/ 끝없는 부패로부터 벗어나/ 조국을 증오하는/ 사람들로부터.” 시 안에 떠나온 본국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털어놓은 아이도, 공책 한 장이 빽빽하도록 좋아하는 축구팀 이름만 반복해서 쓴 아이도, 들뜨고 흥분한 채 친구들과 시를 나누어 읽는다. 이 아이들 대부분은 목소리를 가질 기회가 거의 없다.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책 속 작은 공간은 클로이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너의 시에서 좋았던 점은 말야···”라고 어린 작가들은 서로에게 속속들이 이야기한다. 늦는 사람 없이 모두가 자신의 시에 도착하고 나면 ‘시의 금요일’이 끝난다.
‘시의 금요일’ 수업을 듣는 학생은 모두 공책 한 권을 나누어 받아 직접 시를 쓴다. ⓒ김인정 제공
“내일 학교에 올 수 있을까요?”
2025년 10월의 어느 수요일 아침, 그 소식은 벼락처럼 온다. 다음 날 연방정부가 그들의 학교가 있는 도시 일대에 국경순찰대를 급파한다는 연락이다.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1500명이 투입된다는 소문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학교와 직장에 찾아가 사람들을 체포할 거라며 지역사회가 불안하게 수런거린다. 미국 내에서 부모 중 최소 한 명이 서류 미비 이민자인 아동은 500만명 이상이고, 그들이 사는 도시에서만 3600명 넘는 학생이 서류 미비 상태다. 교사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날 내내 회의를 한다. 가뜩이나 기습 단속을 두려워하는 부모나 보호자들이 집 밖으로 나오길 꺼려해, 결석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던 참이다.
지난해 초 이미 학교는 단속하지 않는다는 이민 단속 지침이 철회되었다. 체류 신분과 무관하게 법적으로 보장된 아동 교육권이 현장에선 위축되어왔다. 유치원이나 학교 부지까지 이민단속국이 들어간 경우도 보고됐다. 2025년 12월 공개된 UCLA와 UC 리버사이드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공립학교 교장 70% 이상이 이민자 가정 학생이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이들은 선생님 주변을 맴돌며 “저 내일 학교에 올 수 있을까요?”라고 수심어린 얼굴로 자꾸 묻는다.
클로이는 아이들이 학교에 나올 수 있도록 카풀을 연결해주는 일을 맡는다. 클로이는 학교에 소속된 교사이기도 하지만, 딸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부모이기도 해서 이런 일에 적임자다. 아이들을 대신 태워다줄 수 있는 학부모를 하루 종일 찾고, 카풀이 필요하지만 신분이 드러날까 봐 공개적으로 다른 학부모에게 부탁할 수 없는 사람들을 파악해 정리한다. 두어 시간 만에 300가구 정도가 카풀을 도울 수 있다고 지원한다. 거의 모든 부모가 돕고 싶어 한다. 클로이는 비상 상황이 아닐 때도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카시트가 필요할 만큼 아직 어린 아이들은 어린이용 카시트가 있는 학부모에게 연결하고, 동네도 최대한 가까운 곳끼리 이어주려 고심하다 보니 이내 저녁이 된다.
퇴근 뒤 극도로 지친 클로이는 수영을 갈지 조금 망설였지만 몸을 움직여서라도 무거운 생각을 덜어내려고 평소처럼 수영장 레인에 선다. 어린이 병원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친구를 같은 레인에서 만나 “내일 병원에선 어떻게 대처할 거야?”라고 묻고, 학교 상황을 설명하려다 클로이는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극도의 효율성과 강인함, 건조함으로 무장해 있던 클로이가 울자 다들 놀란다. 클로이의 증조할머니는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당한 유대인이다. 사람들이 인종이나 민족 탓에, 사용하는 언어 때문에 표적이 된다는 사실이, 짧은 인간사에서 이다지도 잦은 주기로 되풀이된다는 것을 견디기 어렵다. 수영장 물에 젖은 손으로 눈물을 짜내듯 얼굴을 문지르자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른다. 집에 돌아와서도 클로이는 자정이 다 되도록 카풀 명단을 정리한다.
카풀을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 묻는 클로이의 메시지에 답한 학부모 중에는 4학년 아이의 엄마인 아리아나도 있다. 아리아나가 아침에 일어나 학부모 온라인 단체방의 메시지를 봤을 땐 이미 메시지 수십 통이 쌓여 있었다. 메시지를 바삐 따라잡자마자 아리아나는 차가 필요한 아이가 있다면 얼마든지 돕겠다고 답장한다. 음식을 구하러 바깥으로 나올 수조차 없는 가정에 음식을 가져다주거나 후원금을 모으는 일도 하겠다고 그녀는 자원한다.
카풀이 필요한 학부모의 명단 속에서 아리아나는 아이들이 축구를 하거나 하이킹을 하며 자주 어울려온 이웃인 마리아의 이름을 본다. 한창 기온이 오르던 지난 초여름 로스앤젤레스에 기습 이민 단속이 이어지던 무렵, 축구 연습을 하는 아이들을 기다리던 학부모끼리 모여 곧 이 지역 차례가 오지 않을까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별안간 울음을 터트리고는 좀처럼 그치지 못하던 마리아의 얼굴이 떠오른다. 엘살바도르에서 국경을 건너와 미국에서 다섯 아이를 기르고 있는 마리아는 이미 한 번 추방당해 아이들과 떨어진 경험이 있었다. 카풀 명단에 이름을 올려둔 지 몇 주 지나지 않아 단속 요원들이 그 지역 초등학교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려오고, 아리아나는 마리아에게 연락해 아이들을 대신 데리러 갈까 묻는다. 마리아가 답한다. “집에서 나가기 너무 무서워. 제발 그렇게 해줘.”
“엄마는 집에 안전하게 있어요? 엄마가 저희 기다리고 있는 거죠?” 마리아의 열 살 난 아들과 열두 살 딸은 그들을 데리러 온 아리아나를 보자마자 묻는다. “응, 엄마는 괜찮으셔. 너희가 집으로 돌아가면 엄마가 거기 계실 거야.” 아리아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최대한 차분하고 중립적인 톤으로 설명해준다. 그러기로 마리아와 약속했다. 일상에 아주 작은 변화만 생겨도 이 아이들에게서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엄마의 안전에 관한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아리아나는 자신의 아이까지 세 아이를 차에 태워서 마리아의 집으로 향한다. 아리아나의 아들은 친구들과 차에 탄 게 그저 신난다.
아리아나는 나중에 아이와 둘만 남았을 때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이나 경찰이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그들이 가까이 있을 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고 알려준다. 아리아나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이지만 미국 시민으로 귀화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라고 느낀다. 더 직접적으로 위협을 느끼는 다른 가족을 위해 그 특권을 쓰고 싶다. 마리아는 아리아나에게 혹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대신 변호사에게 연락을 해달라며 연락처를 공유한다. 한 가족의 비상시 법적 계획을 공유받은 셈이다. 직접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일이라 아리아나는 이 작은 사건을 무척 소중하게 생각한다.
학기 내내 학교 안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사이에도 ‘시의 금요일’은 매주 돌아온다. 클로이는 학부모들이 서로를 도울 수 있도록 카풀 제공, 음식 나눔, 이민 단속 반대 도보 순찰 같은 모임을 조직하면서도 시 수업을 빠짐없이 이어간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어줄 어른이 한 명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 아이는 이렇게 쓴다. “나는 쇼핑몰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우리 지역에 왔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정신을 잃었다/ 나는 나의 점심식사용 포크를 잃어버렸다/ 나는 축구 양말도 잃었다/ 나는 축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 내 친구의 신뢰를 잃었다.” 다른 아이는 또 이렇게 쓴다. “나는 도널드 트럼프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싫다/ 너무 인종차별적이라서다.”
1월9일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 항의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이 경찰차를 가로막고 있다. ⓒAP Photo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열두 해를 살았을 뿐인 이 7학년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것에 대해 물으면 그 목록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의 시에서 발견한 ‘유실물’을 몇 개만 이어 붙여보자면 이렇다. 고향에 있던 나의 소 사를로니타, 내 친구들, 내 집, 내 나라, 내 문화, 내 종교, 모든 언어, 모든 것···. 그렇게 다 잃은 아이들은 일찍 철이 들곤 한다. “할머니는 내게 말씀하신다/ “온힘을 다해 공부해라”/ 너무 자주 그렇게 말씀하셔서 마치 고장난 레코드 소리처럼 들린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말이 나를 위해서라는 걸/ 내가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잘 살아가길 바라셔서다/ 내 힘으로 돈을 벌기를 바라셔서다/ 언젠가는 그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될 거라는 걸/ 나는 안다.”
클로이는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인정받으려고 시를 쓴다기보다, 대체로 자신을 위해 쓰고 있다고 느낀다. 강인하게 커야 한다고 사회적 압박을 받는 남학생들도 시에서는 취약함을 드러낸다. 그럴 수 있는 공간을 주려고 시의 분량을 채우고 충분히 수정했다면 A학점을 준다.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가 틀렸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채점을 할 때에도 빨간 펜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이 1982년 이후로 보장하고 있는, 체류 형태와 무관하게 모든 아동에게 차별 없이 주어져야 하는 공교육이 이민 단속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느끼지만, 적어도 이 수업에서만은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고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본국에서 교육을 받아본 적 없이 길거리 음식을 파는 일만 하다 온 아이가 초반에는 시 공책에 어지러운 낙서만 늘어놓다가 마침내 또박또박 쓴 글씨로 시 하나를 완성하는 순간 같은 걸 잘 지켜보고 싶다.
9년간의 시 수업에서 열두 살 아이들이 쓴 숱한 시가 클로이를 웃거나 감동하게 했다. 감정에 갑옷을 두른 채 노련하게 채점해왔지만, 간혹 가슴을 멈춰 세우는 시가 있다. 허리에 밧줄을 묶고 리오그란데강을 건너 국경을 넘어오던 여정, 고향 음식에 대한 애타는 그리움,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부모가 구금되며 가족이 강제로 분리된 슬픔이 쓰인 시들이 그랬다.
시를 보여준 아이들은 교실 밖에서도 클로이에게 편안하게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국경 난민 캠프에서 살며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는 아이. 밀입국 브로커인 일명 ‘코요테’에게 돈을 주고 여러 번 국경을 넘었다는 아이. 그러면서 밤새 사막을 걷고, 강도와 성폭행을 제 눈으로 봤다는 아이. 검문소에서 사람들이 두들겨 맞는 걸 봤다는 아이. 홀로 국경을 넘어와 미국에서 돈만 보내던 부모와 사춘기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함께 살게 됐다는 아이. 아빠가 본국으로 추방돼 미국에 남겨진 아이. 가족과 연락이 끊긴 아이. 사춘기의 몸이 겪고 있는 겹겹의 진통이 시에서도, 말에서도 배어나오곤 했다.
본국의 치안 붕괴와 불안정한 환경, 만성적 폭력을 피해 오는 아이들의 이주는 사실상 피난에 가까워 보인다. 난민 인정을 받기도, 비자를 받고 들어오기도 현실적으로 힘드니, 생존을 위해 서류 미비를 택한다. 클로이는 아이들에게 선택지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을, 본국으로 보내지면 국경을 건너려고 치른 커다란 빚을 떠안고 더 심해진 빈곤과 위험에 시달릴 거라는 사실을 안다.
클로이는 〈나 홀로(Solito)〉라는 작품을 쓴 난민 출신 작가 하비에르 사모라의 삶을 종종 떠올린다. 아홉 살의 어린 나이로 엘살바도르에서 미국까지 혹독한 이주를 거친 그는 뿌리 깊은 상처를 처음에는 시로 썼고, 이어 어린 시절의 상처와 수치심에 더 적합한 서사를 찾아내려고 다시 산문 안에서 실험을 이어갔다. 그의 글쓰기가 치유와 예술 사이에 자리하는 모습을 볼 때면, 시 수업을 들은 아이들이 사모라처럼 계속해서 시를 쓰기를 클로이는 바라게 된다. 자꾸만 그들의 목소리를 지워버리는 새로운 나라에서도 목소리를 간직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게 된다.
그럴 수도 있다는 건 아이들이 알려줬다. 한 소년이 방과후에 클로이를 찾아온다. 1년 전에 클로이의 시 수업을 들은 학생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시민권이 있지만 엄마가 미등록 이민자라 집에 돌아가면 엄마가 없어졌을까 봐 두려워하는 열세 살 소년이다. “클로이 쌤, 제가 집에서 쓴 시를 읽어봐주실 수 있어요?” 아이가 여전히 시를 쓰고 있다는 사실에 클로이는 가볍게 경탄한다. 읽어보라며 공책을 내미는 소년에게 클로이는 고개를 저으며 네가 직접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아이는 잠시 머뭇거리지만 빈 교실 한가운데서 목을 가다듬고, 곧 크게 소리내어 시를 낭독하기 시작한다.
“조각난 자신을 다시 쌓아 올리고/ 부족한 곳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조각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연결되어 있던 것들로부터도/ 떼어내지게 된다/ 사랑하던 사람마저도 포함해서.” 아이가 언젠가 조각난 자신을 쌓아 올리고 새로운 조각을 만들 때 ‘시의 금요일’로 돌아오기를.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에 ‘목소리’를 더하지 않기를. 더 아이답게 자랄 권리가 있는 이 아이의 고단한 삶에, 언어가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를. 시인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는 순간은 드물게 온다는 걸 알고 있어서 클로이는 피로함도 잊은 채 시를 읽는 소년을 오래 바라보았다.
샌프란시스코·김인정 (논픽션 작가)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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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옷을 개켜 의자에 걸쳐두곤 클로이가 교탁에 앉는다. 등 뒤론 다양한 스페인어 팻말을 다닥다닥 붙여둔 교실 벽과 칠판 체리마스터모바일 이 있다. 20년 넘는 교직 생활로 단련된 스페인어 교사의 선택엔 허투루 된 게 하나 없다. 끊임없이 서로가 서로를 산만하게 하곤 하는 아이들이 수업 내내 클로이에게 읊어야 할 문장은 칠판 위쪽에 긴 스카치테이프로 고정해뒀다. “클로이 쌤, 죄송해요. 제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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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학교 교사 클로이 씨는 9년째 7학년 아이들에게 시 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김인정 제공
‘있다’ ‘이다’ ‘가지다’ 같은 스페인어 기본 동사의 변화형을 정리한 알록달록한 도표 옆으로, ‘형용사: 사물, 장소, 생각 혹은 개념을 표현하고 규 바다이야기#릴게임 정하고 수식하기 위해 명사를 수식하는 단어’라는 설명도 큼지막하게 붙여두었다. 열두 살 아이들이 시를 쓸 때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품사 중 하나다. 클로이는 아이들을 기다리며 낡은 프로젝터 롤스크린에 금요일 강의안 첫 페이지를 띄운다. “최선을 다하도록 도와주는 사람과 함께 앉도록 하세요. 테이블당 네 사람씩 앉으세요. ‘시의 금요일’ 공책이 필요합니다. 릴게임바다이야기 ” 시의 금요일(viernes de versos). 클로이와 학생들은 금요일을 그렇게 부른다.
수업 시작 종은 오전 8시26분에 한 번, 8시30분에 한 번 더 울린다. 종소리가 난 뒤에 오는 아이들은 매일같이 늦는 아이들이다. 부모들이 학교까지 쉽게 태워다줄 수 있는 미국 중산층 가정 아이들은 바다이야기하는법 거의 늦는 법이 없다. 늦는 아이들은 미국으로 이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뉴커머(Newcomer)’들이다. 공립학교는 아이들에게 체류 신분에 대해 전혀 묻지 않고 서류를 요구하지도 않지만, 과테말라와 온두라스·엘살바도르 등 중앙아메리카에서 도착한 그 아이들은 서류 미비 상태이거나 난민인 경우가 상당수다. 그들에겐 학교에 오는 교통편이 중산층 가정 아이들만큼 다양하고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보호소나 위탁가정에 머물거나, 친척 집에 얹혀사는 경우도 많다. 보호자 한 명 없이 홀로 국경을 넘어오는 아이도 있다. 대개 갱단의 극심한 폭력이나 구조적 빈곤 탓에 온다.
클로이는 늦는 아이들을 나무라는 법 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한다. 낯선 땅에 온 아이들이 환영받는다고 느꼈으면 해서, 지역 교육협회에서 나누어준 포스터를 교실 벽에 붙여두었다. “증오도 없고 두려움도 없다. 이곳은 이민자를 환영한다.” 클로이가 챙겨둔 아침 급식이 아직 남았는지 확인하려는 아이들이 교실 문을 계속해서 열어젖힌다. 늦게 도착한 아이들은 시리얼과 작게 자른 과일을 뒤늦게 입에 집어넣으며 옆자리 아이와 장난을 친다. 차가운 흰 우유도 있지만 가져가는 아이는 거의 없다. 배탈이 나기 십상이라서다. 과테말라나 온두라스 집에서 먹던 따뜻한 옥수수 음료인 아톨레 따위는 미국 학교 급식에서 찾아볼 수 없다. 서른 명 남짓한 학생들이 자리에 앉을 때까지, 클로이는 최소 세 번 정도는 조용히 하라고 외쳐야 한다.
매번 바뀌는 가벼운 손 풀기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가장 싫어하는 것, 가장 좋아하는 장소, 가족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어른, 사랑하는 반려동물, 좋아하는 양말, 내 이름의 의미, 잃어버린 것들···. 아이들이 쓴 답에서 그날 쓸 시의 재료를 고른다. 클로이는 열두 살 아이들이 이런 주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다. 사회 정서 학습과 연결돼 감정을 인식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수업을 위해 골라온 시를 클로이가 소리 높여 읽는다. “(···) 마지막으로 고향에 갔을 때/ 우리는 마을이 불타는 걸 지켜봤다./ 군인들이 민간인의 두개골에서 피를 쏟아내며/ 마치 자신들도 물을 포도주로 바꿀 수 있다는 듯이./ 그들은 우리 발밑의 땅을 빼앗아갔다(···) 살아남은 여자의 고통이 구경거리가 되지 않았던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전쟁, 이주, 난민에 대해 쓰는 수단계 미국인 시인 엠티탈 마흐무드의 시다. 이런 시를 고를 때면 클로이는 아이들이 지나온 역사를 곱씹어보게 된다.
집중할 기색이라곤 없던 소란한 교실이 곧바로 조용해진다. 아이들은 연필을 손에 꼭 쥐고 스페인어로 시를 받아적는다. 이 수업에는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중앙아메리카 출신이 많다. 미국이 아직 낯설고 영어도 서툰 아이들에겐 숨통 트이는 수업이다. 시를 받아쓰며 아이들은 각자의 어휘 주머니에 새로 주운 단어를 집어넣는다. 방금 적은 문장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작은 목소리로 반복해 읽어보다가 “쉼표 있어요? 마침표 찍어야 해요?”라고 외친다. 아이들 방식으로 시에 몰입하고 있단 의미다. 그렇게 받아 적은 시를 혼자서 한 번, 조별로 한 번 낭송하고 나면 자기 시를 자유롭게 쓰는 시간이 주어진다.
클로이는 9년째 7학년 아이들에게 시 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운문은, 완성된 문법과 완결된 사고를 요구하는 산문보다 아이들이 쉽게 쓸 수 있는 장르다. 민감한 감수성으로 주변 세계를 감지하는 열두 살 아이들은 시라는 형식에 잘 맞는 작가다. 시의 주제와 조건이 롤스크린에 뜨면 아이들은 신음하지만, 이내 서로 단어를 물어보고 철자를 확인하며 협력해 시를 쓴다.
가장 조용한 아이들이 가장 깊은 글을 써내는 걸 클로이는 자주 본다. 이를테면 엘살바도르 국경을 넘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한 아이는 이렇게 썼다. “엘살바도르/ 분열된 국가의 힘/ 증오와 사랑 사이의/ 부패로 얽힌/ 한 나라의 한 동네/ 끝없는 부패로부터 벗어나/ 조국을 증오하는/ 사람들로부터.” 시 안에 떠나온 본국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털어놓은 아이도, 공책 한 장이 빽빽하도록 좋아하는 축구팀 이름만 반복해서 쓴 아이도, 들뜨고 흥분한 채 친구들과 시를 나누어 읽는다. 이 아이들 대부분은 목소리를 가질 기회가 거의 없다.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책 속 작은 공간은 클로이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너의 시에서 좋았던 점은 말야···”라고 어린 작가들은 서로에게 속속들이 이야기한다. 늦는 사람 없이 모두가 자신의 시에 도착하고 나면 ‘시의 금요일’이 끝난다.
‘시의 금요일’ 수업을 듣는 학생은 모두 공책 한 권을 나누어 받아 직접 시를 쓴다. ⓒ김인정 제공
“내일 학교에 올 수 있을까요?”
2025년 10월의 어느 수요일 아침, 그 소식은 벼락처럼 온다. 다음 날 연방정부가 그들의 학교가 있는 도시 일대에 국경순찰대를 급파한다는 연락이다.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1500명이 투입된다는 소문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학교와 직장에 찾아가 사람들을 체포할 거라며 지역사회가 불안하게 수런거린다. 미국 내에서 부모 중 최소 한 명이 서류 미비 이민자인 아동은 500만명 이상이고, 그들이 사는 도시에서만 3600명 넘는 학생이 서류 미비 상태다. 교사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날 내내 회의를 한다. 가뜩이나 기습 단속을 두려워하는 부모나 보호자들이 집 밖으로 나오길 꺼려해, 결석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던 참이다.
지난해 초 이미 학교는 단속하지 않는다는 이민 단속 지침이 철회되었다. 체류 신분과 무관하게 법적으로 보장된 아동 교육권이 현장에선 위축되어왔다. 유치원이나 학교 부지까지 이민단속국이 들어간 경우도 보고됐다. 2025년 12월 공개된 UCLA와 UC 리버사이드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공립학교 교장 70% 이상이 이민자 가정 학생이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이들은 선생님 주변을 맴돌며 “저 내일 학교에 올 수 있을까요?”라고 수심어린 얼굴로 자꾸 묻는다.
클로이는 아이들이 학교에 나올 수 있도록 카풀을 연결해주는 일을 맡는다. 클로이는 학교에 소속된 교사이기도 하지만, 딸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부모이기도 해서 이런 일에 적임자다. 아이들을 대신 태워다줄 수 있는 학부모를 하루 종일 찾고, 카풀이 필요하지만 신분이 드러날까 봐 공개적으로 다른 학부모에게 부탁할 수 없는 사람들을 파악해 정리한다. 두어 시간 만에 300가구 정도가 카풀을 도울 수 있다고 지원한다. 거의 모든 부모가 돕고 싶어 한다. 클로이는 비상 상황이 아닐 때도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카시트가 필요할 만큼 아직 어린 아이들은 어린이용 카시트가 있는 학부모에게 연결하고, 동네도 최대한 가까운 곳끼리 이어주려 고심하다 보니 이내 저녁이 된다.
퇴근 뒤 극도로 지친 클로이는 수영을 갈지 조금 망설였지만 몸을 움직여서라도 무거운 생각을 덜어내려고 평소처럼 수영장 레인에 선다. 어린이 병원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친구를 같은 레인에서 만나 “내일 병원에선 어떻게 대처할 거야?”라고 묻고, 학교 상황을 설명하려다 클로이는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극도의 효율성과 강인함, 건조함으로 무장해 있던 클로이가 울자 다들 놀란다. 클로이의 증조할머니는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당한 유대인이다. 사람들이 인종이나 민족 탓에, 사용하는 언어 때문에 표적이 된다는 사실이, 짧은 인간사에서 이다지도 잦은 주기로 되풀이된다는 것을 견디기 어렵다. 수영장 물에 젖은 손으로 눈물을 짜내듯 얼굴을 문지르자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른다. 집에 돌아와서도 클로이는 자정이 다 되도록 카풀 명단을 정리한다.
카풀을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 묻는 클로이의 메시지에 답한 학부모 중에는 4학년 아이의 엄마인 아리아나도 있다. 아리아나가 아침에 일어나 학부모 온라인 단체방의 메시지를 봤을 땐 이미 메시지 수십 통이 쌓여 있었다. 메시지를 바삐 따라잡자마자 아리아나는 차가 필요한 아이가 있다면 얼마든지 돕겠다고 답장한다. 음식을 구하러 바깥으로 나올 수조차 없는 가정에 음식을 가져다주거나 후원금을 모으는 일도 하겠다고 그녀는 자원한다.
카풀이 필요한 학부모의 명단 속에서 아리아나는 아이들이 축구를 하거나 하이킹을 하며 자주 어울려온 이웃인 마리아의 이름을 본다. 한창 기온이 오르던 지난 초여름 로스앤젤레스에 기습 이민 단속이 이어지던 무렵, 축구 연습을 하는 아이들을 기다리던 학부모끼리 모여 곧 이 지역 차례가 오지 않을까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별안간 울음을 터트리고는 좀처럼 그치지 못하던 마리아의 얼굴이 떠오른다. 엘살바도르에서 국경을 건너와 미국에서 다섯 아이를 기르고 있는 마리아는 이미 한 번 추방당해 아이들과 떨어진 경험이 있었다. 카풀 명단에 이름을 올려둔 지 몇 주 지나지 않아 단속 요원들이 그 지역 초등학교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려오고, 아리아나는 마리아에게 연락해 아이들을 대신 데리러 갈까 묻는다. 마리아가 답한다. “집에서 나가기 너무 무서워. 제발 그렇게 해줘.”
“엄마는 집에 안전하게 있어요? 엄마가 저희 기다리고 있는 거죠?” 마리아의 열 살 난 아들과 열두 살 딸은 그들을 데리러 온 아리아나를 보자마자 묻는다. “응, 엄마는 괜찮으셔. 너희가 집으로 돌아가면 엄마가 거기 계실 거야.” 아리아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최대한 차분하고 중립적인 톤으로 설명해준다. 그러기로 마리아와 약속했다. 일상에 아주 작은 변화만 생겨도 이 아이들에게서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엄마의 안전에 관한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아리아나는 자신의 아이까지 세 아이를 차에 태워서 마리아의 집으로 향한다. 아리아나의 아들은 친구들과 차에 탄 게 그저 신난다.
아리아나는 나중에 아이와 둘만 남았을 때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이나 경찰이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그들이 가까이 있을 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고 알려준다. 아리아나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이지만 미국 시민으로 귀화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라고 느낀다. 더 직접적으로 위협을 느끼는 다른 가족을 위해 그 특권을 쓰고 싶다. 마리아는 아리아나에게 혹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대신 변호사에게 연락을 해달라며 연락처를 공유한다. 한 가족의 비상시 법적 계획을 공유받은 셈이다. 직접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일이라 아리아나는 이 작은 사건을 무척 소중하게 생각한다.
학기 내내 학교 안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사이에도 ‘시의 금요일’은 매주 돌아온다. 클로이는 학부모들이 서로를 도울 수 있도록 카풀 제공, 음식 나눔, 이민 단속 반대 도보 순찰 같은 모임을 조직하면서도 시 수업을 빠짐없이 이어간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어줄 어른이 한 명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 아이는 이렇게 쓴다. “나는 쇼핑몰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우리 지역에 왔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정신을 잃었다/ 나는 나의 점심식사용 포크를 잃어버렸다/ 나는 축구 양말도 잃었다/ 나는 축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 내 친구의 신뢰를 잃었다.” 다른 아이는 또 이렇게 쓴다. “나는 도널드 트럼프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싫다/ 너무 인종차별적이라서다.”
1월9일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 항의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이 경찰차를 가로막고 있다. ⓒAP Photo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열두 해를 살았을 뿐인 이 7학년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것에 대해 물으면 그 목록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의 시에서 발견한 ‘유실물’을 몇 개만 이어 붙여보자면 이렇다. 고향에 있던 나의 소 사를로니타, 내 친구들, 내 집, 내 나라, 내 문화, 내 종교, 모든 언어, 모든 것···. 그렇게 다 잃은 아이들은 일찍 철이 들곤 한다. “할머니는 내게 말씀하신다/ “온힘을 다해 공부해라”/ 너무 자주 그렇게 말씀하셔서 마치 고장난 레코드 소리처럼 들린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말이 나를 위해서라는 걸/ 내가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잘 살아가길 바라셔서다/ 내 힘으로 돈을 벌기를 바라셔서다/ 언젠가는 그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될 거라는 걸/ 나는 안다.”
클로이는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인정받으려고 시를 쓴다기보다, 대체로 자신을 위해 쓰고 있다고 느낀다. 강인하게 커야 한다고 사회적 압박을 받는 남학생들도 시에서는 취약함을 드러낸다. 그럴 수 있는 공간을 주려고 시의 분량을 채우고 충분히 수정했다면 A학점을 준다.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가 틀렸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채점을 할 때에도 빨간 펜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이 1982년 이후로 보장하고 있는, 체류 형태와 무관하게 모든 아동에게 차별 없이 주어져야 하는 공교육이 이민 단속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느끼지만, 적어도 이 수업에서만은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고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본국에서 교육을 받아본 적 없이 길거리 음식을 파는 일만 하다 온 아이가 초반에는 시 공책에 어지러운 낙서만 늘어놓다가 마침내 또박또박 쓴 글씨로 시 하나를 완성하는 순간 같은 걸 잘 지켜보고 싶다.
9년간의 시 수업에서 열두 살 아이들이 쓴 숱한 시가 클로이를 웃거나 감동하게 했다. 감정에 갑옷을 두른 채 노련하게 채점해왔지만, 간혹 가슴을 멈춰 세우는 시가 있다. 허리에 밧줄을 묶고 리오그란데강을 건너 국경을 넘어오던 여정, 고향 음식에 대한 애타는 그리움,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부모가 구금되며 가족이 강제로 분리된 슬픔이 쓰인 시들이 그랬다.
시를 보여준 아이들은 교실 밖에서도 클로이에게 편안하게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국경 난민 캠프에서 살며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는 아이. 밀입국 브로커인 일명 ‘코요테’에게 돈을 주고 여러 번 국경을 넘었다는 아이. 그러면서 밤새 사막을 걷고, 강도와 성폭행을 제 눈으로 봤다는 아이. 검문소에서 사람들이 두들겨 맞는 걸 봤다는 아이. 홀로 국경을 넘어와 미국에서 돈만 보내던 부모와 사춘기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함께 살게 됐다는 아이. 아빠가 본국으로 추방돼 미국에 남겨진 아이. 가족과 연락이 끊긴 아이. 사춘기의 몸이 겪고 있는 겹겹의 진통이 시에서도, 말에서도 배어나오곤 했다.
본국의 치안 붕괴와 불안정한 환경, 만성적 폭력을 피해 오는 아이들의 이주는 사실상 피난에 가까워 보인다. 난민 인정을 받기도, 비자를 받고 들어오기도 현실적으로 힘드니, 생존을 위해 서류 미비를 택한다. 클로이는 아이들에게 선택지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을, 본국으로 보내지면 국경을 건너려고 치른 커다란 빚을 떠안고 더 심해진 빈곤과 위험에 시달릴 거라는 사실을 안다.
클로이는 〈나 홀로(Solito)〉라는 작품을 쓴 난민 출신 작가 하비에르 사모라의 삶을 종종 떠올린다. 아홉 살의 어린 나이로 엘살바도르에서 미국까지 혹독한 이주를 거친 그는 뿌리 깊은 상처를 처음에는 시로 썼고, 이어 어린 시절의 상처와 수치심에 더 적합한 서사를 찾아내려고 다시 산문 안에서 실험을 이어갔다. 그의 글쓰기가 치유와 예술 사이에 자리하는 모습을 볼 때면, 시 수업을 들은 아이들이 사모라처럼 계속해서 시를 쓰기를 클로이는 바라게 된다. 자꾸만 그들의 목소리를 지워버리는 새로운 나라에서도 목소리를 간직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게 된다.
그럴 수도 있다는 건 아이들이 알려줬다. 한 소년이 방과후에 클로이를 찾아온다. 1년 전에 클로이의 시 수업을 들은 학생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시민권이 있지만 엄마가 미등록 이민자라 집에 돌아가면 엄마가 없어졌을까 봐 두려워하는 열세 살 소년이다. “클로이 쌤, 제가 집에서 쓴 시를 읽어봐주실 수 있어요?” 아이가 여전히 시를 쓰고 있다는 사실에 클로이는 가볍게 경탄한다. 읽어보라며 공책을 내미는 소년에게 클로이는 고개를 저으며 네가 직접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아이는 잠시 머뭇거리지만 빈 교실 한가운데서 목을 가다듬고, 곧 크게 소리내어 시를 낭독하기 시작한다.
“조각난 자신을 다시 쌓아 올리고/ 부족한 곳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조각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연결되어 있던 것들로부터도/ 떼어내지게 된다/ 사랑하던 사람마저도 포함해서.” 아이가 언젠가 조각난 자신을 쌓아 올리고 새로운 조각을 만들 때 ‘시의 금요일’로 돌아오기를.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에 ‘목소리’를 더하지 않기를. 더 아이답게 자랄 권리가 있는 이 아이의 고단한 삶에, 언어가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를. 시인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는 순간은 드물게 온다는 걸 알고 있어서 클로이는 피로함도 잊은 채 시를 읽는 소년을 오래 바라보았다.
샌프란시스코·김인정 (논픽션 작가)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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