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SK하이닉스 제공)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올해의 CEO’ 종합 2위, 혁신 부문 1위에 올랐다. 정통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인 곽 사장은 D램 공정 3팀장, 미래기술연구원 공정기술그룹장,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 안전·개발·제조 총괄 사장 등 기술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30여년간 메모리 반도체 한길을 걸어온 ‘기술통’이다.

곽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2022년만 해도 SK하이닉스는 혹독한 반도체 겨울을 보내는 게임몰 중이었다. 이듬해에는 7조7000억원의 대규모 영업 적자까지 겪었다. 하지만 곽 사장 취임 후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왔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6%로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가 D램 점유율 세계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올 3분기 33.2%로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좁혀지긴 했지만 여전히 D램 시장 1위다. 지난해 실적(매출액 66조1930억원·영업이익 23조4673억원)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28조원)이 이미 지난해 한 해 실적을 뛰어넘었다. 12월 18일 기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400조원을 훌쩍 웃돈다.
릴게임예시 실적 반등 원동력으로는 ‘혁신 선순환 체계’가 꼽힌다. 곽 사장은 한때 수익성이 낮다고 평가받던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를 과감히 밀어붙였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높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여기서 SK하이닉스는 통합 태스크포스(TF)를 꾸려 HBM 제조 단계별 연계성을 높이고, 최적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바다이야기2 2019년부터 가동한 ‘스피드 램프업(Speed Ramp-up)’ TF가 대표적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양산과 생산성을 동시에 고려해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수율 관리 기능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인공지능(AI) 서버와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HBM 출하량이 릴게임종류 급증했고, 범용 D램 수요 회복세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곽노정 사장의 다음 목표는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Creator·창조자)’다. 단순 메모리 제조·공급 업체(Provider)를 넘어, AI 기술에 필요한 모든 메모리 반도체 영역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을 충족시키겠다는 의미다. 지난 11월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차세대 HBM, D램·낸드, 패키징, 시스템 설계까지 포함하는 통합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곽 사장은 프로세싱인메모리(PIM),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AI 메모리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AI 경쟁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체계 전반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거점에 글로벌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했고, 동시에 미국 인디애나에선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첨단 패키징 공장)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두 글로벌 생산 경쟁력 강화를 전담할 인프라 조직이다. 인디애나 팹에서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0호 (2025.12.24~12.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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