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전원의 꿈 일구는 생활정보지 월간 ‘전원생활’ 11월호 기사입니다.


전남 화순군 화순읍 수만리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산세를 만끽할 수 있다. 수만리가 보유한 자연의 아름다움은 안국현 대표의 발길을 머물게 했다. 그는 수만리의 특성을 살린 ‘무등산 바우정원’을 완성해냈다.
호남의 명산인 무등산은 광주광역시와 전남 담양군·화순군을 고르게 품어준다. 화순군에서도 화순읍 수만리는 무등산과 더불어 만연산·안양산이 둘러싸고 있는 지역으로, 빼어난 경치 손오공릴게임예시 를 자랑한다. ‘무등산 바우정원’은 수만리의 이러한 지형적·환경적 요소를 담아낸 정원이자, 전라남도 제11호 민간정원이다. 규모는 16만 5289㎡(5만 평)에 달해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둘러보는 데만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규모가 상당하고 험한 구간이 있으니, 되도록 운동화를 신고 방문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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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조합법인 수평커뮤니티 안국현 대표.


정원을 산책하려면 입구에 있는 ‘수만리 커피’에서 입장료(성인 기준 1만 2000원)를 내고 손목 밴드를 받아 착용해야 한다. 산책을 마치고 수만리 커피에 손목 밴드를 반납하면 아메리카노나 아이스티를 바다신2릴게임 받을 수 있다. 정원 방문객을 위한 쉼터로 조성한 수만리 커피는 정원보다 먼저 유명세를 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무등산 뷰 맛집’ ‘전망 좋은 카페’ ‘광주 근교 가볼 만한 곳’ 등으로 알려졌다. 특히 3층 테라스는 주변 산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늘 사람들로 붐빈다.


화순의 골드몽사이트 알프스, 수만리
무등산 바우정원은 영농조합법인 수평커뮤니티에서 관리·운영 중이다. 안국현 대표(69)는 자신을 영농조합법인 수평커뮤니티 대표이자 임업인이라고 소개한다. 광주광역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안 대표는 40여 년 전 수만리에 오게 됐다.

“지인 한 분이 알프스 같은 곳이 있다며 이곳을 소 모바일바다이야기 개했어요. 와서 보니 정말 자연경관이 수려했죠. 여기에 적을 둬도 되겠다 싶었어요.”
광주광역시 근교, 무등산 자락, 난개발이 안 된 지역.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춘 수만리는 안 대표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수만리에 머물기로 마음먹은 그는 나이가 들어서도 지속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시골에서 태어나 산과 들판을 뛰어다니고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자란 그에게 자연은 친숙한 존재이자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끼 정원에 설치된 작품 ‘넝쿨처럼’. 습도를 조절하는 안개 분사 장치이자 예술 작품이다.


자연에 관한 관심은 점차 폭이 넓어졌다. 평생 할 업을 찾던 그는 임업을 떠올렸다. 임업에 역점을 두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나갔다. 정원 역시 계획의 일환이었다. 안 대표는 자연과 어울리면서 손이 덜 가는 정원을 지향했다. 그가 터를 잡은 땅은 주변 풍광이 뛰어나면서, 정원의 소재가 되는 바위와 식물이 있는 곳이었다. 그가 그리던 정원을 조성할 기본 요소가 자연스레 충족됐다.
“수만리는 무등산 기슭이라 일반적인 산악 지역과 다른 면이 있어요. 정원이 들어선 땅에 무등산을 상징하는 주상절리대와 같은 시기에 형성된 기암괴석들이 널브러져 있었죠.”
안 대표에게 바위가 많은 악산(惡山)은 정원 조성의 걸림돌이 아닌, 지역적인 특성을 나타내는 장치가 됐다. 정원 이름인 ‘무등산 바우정원’에도 이러한 특성을 반영했다. ‘바우’는 바위의 전라도 방언이다.


자연·산림·생태를 연계하다
안 대표는 무등산 바우정원을 ‘자연 정원’이자 ‘산림 정원’ ‘생태 정원’이라 설명한다. 인위적인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약초·야생화 등 산에 있는 자연 그대로의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수종은 소량을 제외하고 대부분 자생식물이다. 자연과 어울리는 것을 기본으로 갖추고, 현대적인 감각을 입혔다.

정원 구역마다 특징을 살린 이름을 붙였다. 나무 수풀 사이에 커다란 바위들이 있는 ‘벼락 바우’, 잠수함 모양으로 개조한 노란 물탱크가 인상적인 ‘비틀 깡통’, 오래전 노루가 잠시 쉬었다 갔다는 ‘노루 잠자리’, 갈라진 바위 사이 공간에 종을 설치한 ‘하늘 종’ 등이다.
‘수평 계곡’은 안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구역으로 그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곳은 산사태 등 재해 예방을 위한 사방사업으로 만들어졌는데, 그는 정원의 모습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에서부터 고심했고 심미적인 부분까지 고려해 사업을 진행했다. 그 덕분에 수평 계곡은 사방사업의 모범 케이스로 인정받고 있다.



‘비틀 깡통’은 노란색 물탱크를 잠수함 모양으로 개조했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예술 작품들을 마주친다. 조각가·화가·설치미술가·금속공예가 등 여러 분야 예술인이 함께해 완성한 것들이다. 산책로 초입에 있는 작품 ‘잠시’는 난간과 의자의 기능을 하나로 결합했다. 또 다른 작품 ‘넝쿨처럼’은 이끼가 자생하는 작은 골짜기에 설치돼 있는데, 이끼에 알맞은 습도를 조절하는 안개 분사 장치이면서 독창적인 형태를 띤다. 이곳에서는 이처럼 오브제뿐만 아니라, 기능성이 요구되는 사물에 예술성을 더한 것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정원 기획 단계부터 숲과 사람 그리고 문화예술이 소통하는 산림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예술 작품 외에도 안 대표가 수집한 골동품·민속품도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정원을 공사하면서 쓰임이 다한 굴착기 부품을 사용한 조형물은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원 전체가 미술관이자 박물관인 셈이다. 야외 공연장도 4개 있다. 공연장마다 콘셉트와 건축 디자인이 다르다. 최근 인디밴드 10여 팀이 모여 무박 2일 동안 공연을 열었다. 공연장은 용도를 공연으로 한정하지 않고, 행사를 열거나 편의시설로도 확장해 사용 중이다.


지속 가능한 경영 위해 야영장 조성
무등산 바우정원의 연간 방문객 수는 10만 명 정도다. 안 대표는 정원의 경영을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도록 다지기 위해 노력한다.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해야 정원이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이에 그는 한두 시간 둘러보고 떠나는 정원이 아닌, 며칠간 머무르면서 체험하는 정원을 만들고자 했다. 그렇게 정원 내에 ‘숲속 야영장 수만리 캠핑’이 문을 열었다. 야영장은 산림을 활용한 임업인 수익 창출의 역할을 하며 방문객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편백나무 숲을 감상하는 트리하우스 겸 원두막 내부.


“정원과 야영장을 어떻게 어울리게 만들어내느냐가 숙제였어요. 야영장을 잘못 만들면 정원이 망가져버리니까요. 엄청나게 고민했죠. 야영장의 건물 디자인과 전체적인 구도를 제대로 맞추려고 애썼어요.”
안 대표가 무등산 바우정원과 함께한 세월만 수십 년이다. 그동안 정원을 가꿔오면서 그가 느낀 감정은 기쁨과 보람이었다. 하나씩 무언가를 완성해내며 얻은 성취감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오롯이 자연 안에 머물렀다.
“인도의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어리석은 사람은 서두르고, 영리한 사람은 기다리지만, 현명한 사람은 정원으로 간다’라고 이야기했어요. 숲속에, 정원 속에 들어가면 마음이 차분해져요.”
수만리가 안 대표의 발길을 머물게 한 것처럼, 자연과 사람·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무등산 바우정원은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끄는 공간이 됐다.
글 허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