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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27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외곽에 문을 연 가자인도주의재단(GHF) 구호품 배급소에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 명이 몰리자 이를 통제하지 못한 직원들은 대피하고 이스라엘군의 발포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3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부상을 입었고 그 중 한 명은 다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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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배급소가 열린 지 이틀째인 이날 오전 소수의 주민들이 이 배급소에서 식량 상자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남성, 여성, 어린이를 포함해 굶주린 주민들이 몇 킬로미터를 걸어 배급소에 당도했고 오후가 되자 그 수가 수십만으로 불었다고 설명했다. 굶주린 주민들이 울타리를 허물고 식량 상자를 움켜쥐기 시작하자 재단 쪽은 안전상의 이유로 "철수"했고 이후 운영레드마운틴
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상황 통제를 명목으로 이스라엘군이 인근에서 발포하며 혼란은 더 커졌다. 배급소 안전은 민간 보안업체가 맡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은 인근에 주둔 중이었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7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스라엘군은 (배급소) 시설 바깥 지역에 경고 사격을 했다. 상황 통제가 확립됐고 식량 배급 작전온라인게임
은 계획대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호품을 기다리던 호스니 아부 암라는 에 "질서가 없었고 사람들은 (구호품으로) 달려 들었고 총격이 있었다"며 "우린 이 굶주림에서 벗어나는 것을 도울 어떤 것도 받지 못한 채 도망쳤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아메드 아부 타라도 총소리를 들었고 이스라엘 군용기가 머리 위로 지나가는 걸에어스톡
봤다. 그는 현장이 "아수라장"이었고 "사람들은 극심한 공포에 빠졌다"고 증언했다. 통신은 약간 떨어진 곳에 있던 자사 기자가 총격음 및 전차(탱크) 포격음을 들었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과 군용 헬기가 조명탄을 쏘는 걸 봤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공습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통신은 군중이 현장에서 황급히 도망쳤고 그 중 몇몇은 설석탄관련주
탕, 밀가루, 파스타 등이 담긴 구호품 상자를 확보했지만 대다수는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재단 쪽은 27일까지 46만2000끼 분량에 해당하는 8000개의 식량 상자가 가자지구에 배포됐다고 밝혔다. 신문은 실제 구호품 수령자가 몇 명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에 따르면 구호품을 받은 주민들은 얼굴 스캔 등 신원 확인을 거쳤다고 증언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러한 생체 인식 절차가 두려워 굶주림에도 불구하고 배급소에 가는 걸 망설이는 주민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구호품 배급은 이스라엘이 지난 3월부터 두 달 넘게 가자지구 식량 반입을 봉쇄한 끝에 제한된 장소에서 실시돼 혼란이 불가피했다. 유엔(UN)이 가자지구 곳곳 400개 배급소를 운영한 반면 가자인도주의재단이 준비 중인 배급소는 4곳에 불과하고 가자지구 남부에 치우쳐 있다. 신문은 가자인도주의재단에 따르면 27일까지 문을 연 배급소는 라파에 위치한 한 곳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라파에서 배급소 2곳이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전용된다고 주장하며 기존 유엔의 보급망을 배제한 구호를 주장했고 미국이 이에 동조해 이러한 방식의 구호가 이뤄지게 됐다. 국제사회는 배급소가 적어 가장 취약한 주민들은 이곳까지 이동조차 할 수 없는 데다 남부에 치우친 배급소가 이스라엘이 의도한 주민 강제 이동을 의미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은 이러한 배급 방식이 "국제법과 인도주의, 공평성, 독립성, 중립성 원칙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동참을 거부했다. 가자인도주의재단의 수장이었던 제이크 우드조차 이 구호 계획이 "인도주의, 중립성, 공평성, 독립성"을 지킬 수 없다며 배급소 운영 시작 하루 전인 25일 사임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배급소에서 벌어진 일을 영상으로 접하며 "가슴이 미어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번 주 가자인도주의재단에 의한 배급이 시작되기 전 임시적으로 지난주 유엔에 의한 일부 배급을 허용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약 400대의 트럭이 가자지구 진입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27일 뒤자리크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전날에도 구호 트럭 100대 반입을 허가했지만 여전히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남부를 잇는 케렘 샬롬 검문소 하역장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걸림돌이 있는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유엔이 구호품 반입을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쟁 전 가자지구엔 하루 500~600대 분량의 구호 트럭이 반입됐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3일 "트럭 거의 9000대를 채울 수 있는 물자가 대기 중"이고 유엔이 구호 지원에 필요한 "인력, 배급망, 체계, 공동체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완전한 인도적 접근"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에 기반을 둔 구호단체 옥스팜의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 정책을 이끄는 부슈라 칼라디가 "가자인도주의재단 운영 여부와 관계 없이 우리는 수십 년의 경험과 거의 600일 동안 가자지구의 이 재앙에 대응해 온 경험을 통해 이 수치스러운 구호의 군사화 활동이 효과가 없을 것임을 알고 있다"며 "가장 최적의 조건에서도 하룻밤 사이에 210만 명에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민간 회사는 없다. 인도주의는 단순히 굶주린 사람들에게 식량 꾸러미를 나눠주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는 수단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해로운 상황 발견 땐 이스라엘 무기 금수"…아일랜드,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과 무역 제한 법안 지지
유럽 국가들은 이스라엘 압박을 강화 중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원죄로 인해 이스라엘 비판에 신중한 독일조차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27일 <로이터>에 따르면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은 현지 공영 WDR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국가의 안보와 존재 권리에 대한 우리의 전면적 지지가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과 전쟁을 위한 도구로 사용돼선 안 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우린 지금 어떤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할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지점에 와 있다"며 "해로운 상황이 발견되면 당연히 개입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독일은 미국(66%)에 이은 이스라엘의 두 번째로 큰 무기 공급국으로 2020~2024년 주요 무기 공급의 33%를 담당했다.
전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민간인에 이 정도의 피해를 입히는 것은 더 이상 하마스 테러리즘과의 싸움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로이터>는 연립 정당 및 여론 변화가 독일 정부 태도 변화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메르츠 총리의 기독민주당(CDU)과 연정을 꾸리고 있는 사회민주당(SPD)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중단을 주장하며 그렇지 않으면 독일이 전쟁범죄에 공모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 중이다. 통신은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서 51%의 독일인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에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대한 긍정적 인식(36%)도 2021년(46%)에 비해 악화했다고 한다.
27일 아일랜드 내각은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 내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과의 무역을 제한하는 법안을 공식 지지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아일랜드는 이스라엘 정착촌과 거의 무역을 하지 않지만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가 이를 "상징적 조치"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외교장관은 이는 "작은 조치"지만 "모든 국가가 (가자 전쟁) 휴전을 가져오기 위한 압력과 조건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다른 나라에 동참을 촉구했다. 통신은 다만 이 법안이 의회에서 올해 안에 통과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지난주 영국은 이스라엘과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서안지구 정착민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최대 무역 상대방인 유럽연합(EU)도 무역 협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2023년 10월7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5만4056명이 숨지고 12만3129명이 다쳤다.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지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식량 배급을 시작한 가운데 굶주린 주민들이 대거 몰려 구호품 상자를 수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