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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임기 시작 이틀 만에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임기 시작 이틀 만에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법원이 불법 대북송금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해 징역 7년8개월을 확정하면서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특정범 저축은행예금담보대출 죄가중처벌법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경기도 부지사에게 징역 7년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양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 전 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수수 등 주요 혐 대전개인회생전문 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대북송금 의혹은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쌍방울 측이 북한 인사에게 대납했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018년 7월~2022년 7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 산업은행 지원동기 및 뇌물을 수수하고 쌍방울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에 공모한 혐의로 2022년 10월 기소됐다.
이렇게 이 전 부지사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고, 중형이 선고되면서 대선 과정에서도 많은 우려를 낳았던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더욱 현실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이 대통령도 이 전 부지사와 공모한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 신한은행 마이너스대출 측은 지난달 27일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했으며, 3차 공판준비기일은 내달 22일로 잡혀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24년 10월 2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 증인 출석 우울증 무료상담 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욱이 이 대통령은 이 재판 외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법인카드 유용 의혹 1심 등 총 5개 재판을 받고 있다. 대선을 앞둔 지난달 초에는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다시 한 번 크게 논란이 불거졌다. 후보로서의 도덕성 및 자격 논란을 비롯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형사재판이 지속될 수 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직결되는 공직선거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달 14일 민주당 주도로 허위사실공표의 구성 요건 중 '행위'를 제외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공직선거법을 의결했고, 지난달 7일에는 대통령에 당선된 피고인에 대해 재직기간 형사재판 절차를 정지하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본회의에 상정되면 통과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입법을 통해서든 재판 결과에 따라서든, 법률적으로 리스크가 해소된다고 해도 상당수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은 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 국정운영에 박차를 가해야 할 임기 극초반부터 정권에 대한 신뢰에 흠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인천 계양구 사저를 출발하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남용희 기자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 결정 직후인 지난달 3~4일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이 판결이 '잘된 판결'이라는 응답은 46%, '잘못된 판결'이라는 응답은 42%로 팽팽했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이런 리스크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강공을 퍼붓고 있다.
주진우 의원은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전 부지사 판결과 관련해 "직속상관이었던 이 대통령이 직접 국민께 사과할 사안"이라며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이 대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면서 국민에게 법을 따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나경원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유죄 확정이 가까워질수록 민주당은 '이재명 재판중지법', '면소무죄법', '대법관 증원법' 등 사법장악 악법을 강행하고 있다"며 "1인 방탄을 위해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질서를 파괴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오늘, 조폭 출신 업자 시켜서 북한에 뒷돈 준 대북송금 범죄가 최종 유죄로 확정됐다. 더 이상 모함이니 억울하니 하는 소리도 못 한다"며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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