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미디어세션에서 발표자들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한국릴리 제공



비만은 심혈관계 질환과 암 등 200개 이상의 합병증을 불러오는 진행성 질환이지만, 비만 환자가 개인의 의지만으로 질병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비만 치료의 목표를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합병증을 예방하고 기대 수명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비만학회 총무 백경릴게임 이사)는 17일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미디어세션 발표를 통해 “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비만은 법정 비급여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며 인식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날 미디어세션은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야마토통기계 ’을 주제로 진행됐다.
국내 비만 환자는 증가 추세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만 유병률은 만 19세 이상 성인의 37.2%에 달한다. 성인 3명 중 1명이 BMI(체질량지수) 25kg/㎡ 이상인 비만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적다. 비만학회가 지난 2월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비 바다이야기게임 만 진료 및 관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8%만이 ‘BMI 25kg/㎡ 이상은 비만이다’라고 판단했다.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답한 비율은 38%에 불과했다.
비만학회는 대국민 비만 인식 조사를 통해 국내 비만 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비만법’ 제정에 힘쓰고 있다. 이 교수는 “정부 정책 또한 다른 만성질환 골드몽게임 과 달리 치료·관리가 아닌 비만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임상의에게 새로운 항비만 치료제의 도입은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항비만 치료제를 치료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들에게 올바르게 처방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만이 2형 당뇨병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인 만큼 비만 정도나 2형 당뇨병 유병 기간 등 환자 백경게임 의 상태를 반영한 맞춤 치료 전략이 제시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국내 성인 비만 인구는 비(非)비만 인구 대비 2형 당뇨병 유병률이 약 2배 높고, 당뇨병 환자 2명 중 1명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다”며 “비만 동반 2형 당뇨병 환자의 문제는 BMI가 높을수록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며 의료비용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유병 기간은 혈당 조절 정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저하되고 동시에 인슐린 저항성이 약화되면서 혈당 조절이 어려워진다. 이용호 교수는 “현재 치료 중인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당화혈색소 치료 목표(HbA1c<6.5%)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만 동반 2형 당뇨병 환자는 체중 조절을 통해 혈당 개선을 비롯해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 다른 대사 지표도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체중과 혈당을 함께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통합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 환자가 개인의 의지만으로 질병을 극복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며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우리 몸의 신경계와 호르몬의 상호작용이 음식 섭취와 에너지 소비를 조절한다”며 “생물학적 적응이라는 우리 몸의 특성으로 인해 일부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이를 유지하거나 추가로 감량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만 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합병증을 예방하고 전반적인 건강 개선을 통해 기대 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설정해야 한다”며 “이러한 목표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임상적 개입을 포함한 장기적이며 포괄적 관리가 이뤄질 때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존 비클 한국릴리 대표가 17일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미디어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릴리 제공



비만에 대한 낙인과 편견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존 비클 한국릴리 대표는 “비만이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약 16조원으로, 흡연이나 음주보다 더 크다”며 “비만에 대한 낙인과 편견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치료제들을 제공하고, 미용 용도의 사용은 근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만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 여부도 관심사다. 최근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로부터 성인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보조제로 급여 기준을 인정받았다. 향후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보험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비만 치료 급여화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16일)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와 비만 모두 청년층에서 체감도가 매우 높은 문제”라며 비만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에 전문가들은 “반갑다”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재혁 교수는 “비만학회는 비만 치료가 급여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제안해 왔고, 이를 위해선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인식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앞으로 체중의 25% 이상 감량이 가능한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하는 만큼, 약물 치료에 대한 제도적 논의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비만대사수술은 이미 고도비만 환자에게 급여가 적용되고 있지만, 심혈관질환 위험 등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도 적지 않다”면서 “고가 치료제의 전면 급여는 아직 시기상조다. 저소득층이나 비만으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받는 고위험군부터 선별적으로 급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