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전-129][브랜드로남은사람들-68]버크셔 해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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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제품없이 세계 최고가 된 브랜드
아무런 제품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된 기업. 오늘날 가장 비싼 브랜드는 꼭 로고가 있는 제품만은 아니다. 세계 금융 시장에는 로 바다이야기2 고도, 매장도, 제품도 없이 ‘신뢰’만으로 수조원의 가치를 만든 브랜드가 있다. 그 주인공은 버크셔 해서웨이. 그리고 이 기업의 얼굴이자 간판이 바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다.




워렌 버핏



게임몰 버크셔 해서웨이는 세상에 제품 하나 팔지 않고도 ‘브랜드’가 된 기업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뿌리를 쫓아가면 모태 산업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섬유산업. 1965년, 버핏은 몰락한 섬유회사 한 곳을 인수했고 그는 공장을 접는 대신 회사를 투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60년이 지난 지금, 그 작은 공장은 시가총액 1조 달 무료릴게임 러의 복합기업으로 변했다. 보험, 철도, 유틸리티, 소비재 등 가치있는 기업을 찾아 오랜기간 믿음으로 투자하는 가치투자의 대부, 워런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는 어떻게 그 인연을 시작한 것일까.



어린 버핏, 숫자 속에서 세상을 보다
1930년 8월 30일, 바다이야기2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대공황의 한복판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아버지 하워드 버핏은 자신의 이름을 딴 버핏-포크 앤 컴퍼니(Buffett-Falk & Company)를 설립해 운영하던 투자가였다. 그런 환경에서 버핏은 숫자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6살 때, 코카콜라 6병 묶음을 25센트에 사서 병당 5센트씩 총 30센트에 팔아 5센트의 이익을 남 릴짱 겼다. 버핏은 6살에 자본주의의 기본 공식을 배웠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원리다.




버크셔 해서웨이



11살에는 처음으로 시티즈서비스라는 회사의 주식을 38달러에 매수했다. 그리고 곧 40달러에 팔았다. 하지만 주가는 얼마 후 200달러를 넘어섰다. 당시 버핏은 큰 깨달음을 얻는다. 조급함이야말로 가장 비싼 수업료라는 사실을.

버핏의 유년기는 ‘돈의 철학’을 배우는 실험실이었다. 하루 500가구씩 신문을 배달하며 고객 주소를 외웠다. 1946년 세금신고서를 작성하며 자신의 직업란에 신문배달부와 함께 당당하게 사업가(Businessman)라고 적어냈다. 고등학교 시절 버핏은 친구 돈 대너와 25달러짜리 핀볼머신을 구입해 이발소에 설치했다. 밤마다 수익을 정산했고 기계는 7대까지 늘어났다. 그는 해당 사업모델을 1200달러에 되팔았다. 그는 이를 자신의 첫번째 프랜차이즈 체인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승을 찾아간 청년, 가치투자의 문을 열다
워런 버핏은 네브래스카 대학교 링컨 캠퍼스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미 고등학생 때부터 신문 배달과 핀볼 사업으로 돈을 벌던 그는 대학 시절에도 강의보다 기업 재무제표를 읽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1950년, 그는 학부를 졸업하며 이렇게 결심했다.

“나는 부자가 될 것이다. 아주, 아주 부자가.”



벤저민 그레이엄



그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지원을 시도했지만 면접을 망쳐 불합격했다. 면접관은 19세의 버핏에게 “너는 너무 어리다”고 평했다. 그러나 그 결정이 오히려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하버드 대신, 콜롬비아대학의 비즈니스스쿨(MBA)로 진학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현명한 투자자』의 저자이자 가치투자의 대부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를 만난다.

그레이엄의 수업 첫날, 버핏은 단숨에 매료됐다. 그레이엄은 첫 수업에서 “주식은 종이조각이 아니라, 기업의 일부다”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이 철학을 신앙처럼 받아들였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그는 매일같이 그레이엄에게 편지를 보내며 존경을 표했다. 결국 그는 그레이엄 교수가 창업한 투자사 ‘그레이엄-뉴먼 코퍼레이션’에 입사해 투자 기법을 배웠다. 그곳에서 그는 시장보다 사람을 읽는 법을 익혔다. 그레이엄이 ‘숫자’로 가치를 계산했다면, 버핏은 여기에 ‘사람의 신뢰’를 더했다.


오마하로 돌아온 젊은 투자자
1956년, 26세의 버핏은 고향 오마하로 돌아와 단돈 10만5000달러로 버핏 파트너십을 세운다. 투자자는 7명, 사무실은 자기 집 침실 한켠이었다.

그러나 단 10년 만에 그 파트너십의 누적 수익률은 2700%를 기록했다. 이때 이미 버핏의 인생을 관통할 문장이 완성돼 있었다.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 그는 스승 그레이엄에게서 ‘현명한 투자’를 배웠고, 세상에 ‘따뜻한 자본주의’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버핏은 ‘본능과 감각’이 빛난 투자자였다. 그리고 그에게 부족한 논리와 이성이 빛난 2인자가 존재했다. 바로 찰리 멍거다.



찰리멍거(왼쪽)과 워렌 버핏



1924년, 그 역시 오마하에서 태어난 멍거는 버핏보다 6살 위였다. 하버드 법대를 나와 변호사로 일했지만, 세상을 돈으로 보는 법을 배워가며 ‘투자 철학자’로 변모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1959년 오마하의 한 식당에서 이뤄졌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그날, 둘은 저녁식사 내내 웃음을 터뜨렸다.

서로를 향해 “당신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로 통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매년 수백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고방식을 교환했다.
멍거는 버핏에게 말했다. “워런,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게 아니라,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게 낫다.”
그 한 문장이 버핏의 투자 철학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후 그는 단순히 저평가된 기업이 아닌, 브랜드·경영진·철학을 갖춘 기업에 집중했다. 그 변화의 상징이 바로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질레트였다. 버핏은 멍거야말로 자신의 생각을 넓혀준 나침반이라고 표현했다 .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이름의 뿌리
두 인물이 등장하기 200여년 전인 1769년, 매사추세츠 스완지에서 올리버 체이스라는 인물이 태어난다. 그의 가문은 영국에서 청교도 함대를 이끌고 건너온 퀘이커교도였다. 체이스는 젊은 시절 목수로 일하다 1793년 로드아일랜드 포터킷에서 미국 대륙 최초의 방직공장을 세운 새뮤얼 슬레이터 밑에서 일하게 된다.




올리버 체이스



슬레이터의 공장은 당시 영국의 산업혁명을 미국으로 옮겨온 상징적인 현장이었다. 체이스는 그곳에서 기계 구조와 수력 시스템, 공장 운영의 기본을 배웠다. 그리고 그는 곧 자신의 공장을 세웠다. 1806년 고향인 매사추세츠 스완지에서 첫 방직공장을 창업한 그는 1813년에는 폴리버에 트로이 코튼 앤드 울런 매뉴팩처링 컴퍼니, 1821년에는 포카셋 매뉴팩처링 컴퍼니를 연쇄창업했다.




밸리 폴스 컴퍼니



그리고 1839년, 체이스는 로드아일랜드주의 작은 제분소 마을인 밸리 폴스로 눈을 돌린다. 블랙스톤 강 양쪽에 걸쳐 있던 그 마을은 수력 자원이 풍부했고, 이미 작은 섬유공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체이스는 이 공장을 인수해 밸리 폴스 컴퍼니(Valley Falls Company)로 재편하며 새로운 산업 거점을 세웠다. 그의 두 아들, 새뮤얼과 하비도 사업에 동참했다. 이후 밸리 폴스 컴퍼니는 로드아일랜드와 코네티컷 일대의 여러 방직공장을 흡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회사는 블랙스톤 강을 따라 증기와 물의 힘으로 거대한 섬유 왕국을 세웠고, 밸리 폴스 마을은 산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미국 산업혁명의 최전선에 선 방직공장
19세기 중반, 체이스 가문이 만든 이 회사는 미국 동북부의 섬유산업 발전을 상징했다. 그리고 한 세대가 지나, 매사추세츠 서쪽 지역에서 또 다른 섬유기업이 등장한다. 1889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뉴베드퍼드에 또 하나의 섬유회사가 세워진다. 회사 이름은 본사가 위치한 매사추세츠 서부 버크셔 카운티의 지역명을 따서 ‘버크셔 코튼 매뉴팩처링 컴퍼니’라 지었다. 이 회사는 고급 면방직 제품을 생산하며 뉴잉글랜드 지방의 섬유산업을 이끌었다.




뉴 베드포드에 위치한 해서웨이 컴퍼니



세월이 흘러 1929년, 밸리 폴스 컴퍼니는 매사추세츠 애덤스에 본사를 둔 버크셔 매뉴팩처링 컴퍼니와 합병해 버크셔 파인 스피닝 어소시에이츠로 거듭난다. 이 회사는 동북부 섬유기업들을 아우르는 거대한 집단으로 성장했고 훗날 버크셔 해서웨이의 한 축을 이루게 된다.

버크셔 코튼보다 1년 앞선 1888년, 같은 지역에서 호러스 해서웨이라는 사업가 역시 면화 수입과 직물 유통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회사를 세웠다. 그것이 해서웨이 매뉴팩처링 컴퍼니였다. 그는 남부에서 들여온 최고급 목화를 가공해 ‘정직한 품질의 직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해서웨이의 슬로건은 간결했다. “목화에서 품격으로” 당시 뉴베드퍼드의 하늘엔 언제나 방직공장의 증기가 떠 있었다.
19세기 말, 뉴베드퍼드는 ‘미국의 맨체스터’라 불릴 만큼 섬유산업이 번성했다. 수천 명의 직공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방적기와 직조기를 돌렸고, 강을 따라 솟은 붉은 벽돌 공장은 도시의 풍경이 되었다. 그 사이에서 버크셔와 해서웨이는 서로 경쟁하며 성장했다. 두 회사 모두 미국 산업화의 심장부에서 번영을 구가하지만 그 번영도 오래가진 않았다. 1920년대 이후 노동운동의 확산과 남부 공장의 급부상으로 서서히 내리막을 걸었다. 게다가 1929년 대공황은 산업 전반에 치명타를 입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면직과 직물산업은 기계화와 자동화 탓에 쇠퇴의 길을 걸었고 고심끝에 버크셔 사와 해서웨이 사는 1955년 합병을 결정한다. 바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설립이다. 그러나 이미 저물기 시작한 섬유산업의 사양길을 막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버핏이 그 회사를 본 이유
그로부터 7년 뒤인 1962년, 한 젊은 투자자가 낡은 섬유회사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워런 버핏이었다. 그는 헌책방에서 보물을 찾듯 주식시장을 뒤지던 시절이었고, 버크셔 해서웨이는 그가 좋아할 만한 회사였다.

당시 주가는 7달러 남짓이었지만, 공장과 설비, 부동산을 합치면 청산가치는 11달러를 웃돌았다. 버핏은 “1달러짜리 회사를 75센트에 사는 셈이었다”고 말했다. 버핏에게 그것은 전형적인 ‘가치주의 투자 대상’이었다. 그는 순전히 계산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일이 꼬였다. 회사가 그에게 제시했던 주식 매입 조건을 일방적으로 바꾸면서, 신뢰가 깨졌다. 버핏은 단순히 돈을 잃은 것이 아니라, ‘약속을 어긴 상대’에 대한 분노를 느꼈다. 이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분노와 원칙이 뒤섞인 감정으로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기로 결심했다. 1965년, 그는 결국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대주주가 되었고,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당시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은 말콤 체이스 주니어(Malcolm Chace Jr.)로 1839년 밸리 폴스 컴퍼니를 세운 올리버 체이스의 후손이었다. 즉, 워런 버핏이 인수한 그 회사는 100여 년 전 체이스 가문이 미국 산업혁명의 초석 위에 세운 공장이었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산업의 시작을 연 가문이 이제 미국 금융의 새로운 시대를 열 인물에게 자신들의 회사를 넘겨준 셈이다.


방직회사를 철학의 공장으로
그는 방직사업을 버리고 회사를 완전히 새로 짰다. 겉모습은 그대로 두되, 안에 담긴 내용을 바꾸었다. 공장 대신 철학, 직물 대신 가치.

버핏은 버크셔를 돈을 굴리는 회사가 아니라 사람과 신뢰를 투자하는 지주회사로 바꿨다.
그는 보험회사 GEICO, 초콜릿 브랜드 시즈캔디를 인수하며 회사의 성격을 완전히 전환시켰다. 이후 코카콜라, 워싱턴포스트, 버라이즌, 애플까지 버크셔는 하나의 산업이 아닌 철학의 포트폴리오가 됐다.



워렌 버핏



그렇게 버크셔 해서웨이 제국이 탄생했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은퇴
2025년 11월,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로서는 마지막이 될 주주서한을 보냈다.

“찰리는 떠났지만, 그가 만든 생각은 여전히 이 회사의 심장에 뛴다. 나는 떠나지만, 철학은 남는다.”
“나는 삶의 후반이 전반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과거의 실수를 탓하지 마세요. 조금이라도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
“스스로 ‘내 부고가 어떻게 쓰이길 바라는가’를 생각하고, 그에 맞게 살아가세요.”
자본보다 신념을, 속도보다 방향을, 욕심보다 원칙을 택했던 사람. 버핏은 마지막까지 평온했다. 시간이 자신 편에 서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은 그를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렀지만, 그가 남긴 진짜 유산은 투자법이 아니라 삶의 태도였다. 그는 수익률보다 사람을, 숫자보다 시간을, 부보다 신뢰를 더 깊이 믿었던 마지막 자본가였다.그리고 이제, 버크셔 해서웨이의 심장은 그가 말한 대로 여전히 조용히 뛰고 있다.
“절망하지 말라”
그의 마지막 말은 언제나 유효하다.



맥도날드를 먹는 워렌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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