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 계산대와 담배 진열대 내 담배 판촉 광고 모습. 최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편의점의 경우 99.1%의 편의점에서 평균 21.2개의 담배 광고물을 설치 중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제공


편의점에서 10년 넘게 바뀌지 않는 풍경이 있다. 물건을 사며 자연스럽게 거치는 계산대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담배 광고’다. 중독과 암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인 담배의 광고는 법적으로 금지됐음에도 전국 5만5천여 개, 인구 920명당 1개꼴로 있는 편의점에선 여전히 담배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를 흔히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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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판매점 내 담배 진열과 판촉 광고를 금지 중인 국외 사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최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 올해 서울을 비롯한 12개 대도시 내 3천여 개 담배 소매점의 75%에서 평균 19.1개의 담배 광 손오공게임 고물을 게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 특히 , 편의점으로 기준을 좁히면 99.1%의 편의점에서 평균 21.2개의 담배 광고물을 설치 중이다 . 2015년 이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매년 같은 조사를 실시 중인데 지난 10년간 편의점 내 담배 광고 실태는 거의 제자리다 . 당시 조사 대상 편의점 중 94.4%에서 평균 15.8개의 담배 광고물을 설치했다 .
메이저릴게임사이트 이는 법적 빈틈 때문이다. 현재 ‘담배사업법’과 ‘국민건강증진법’은 방송, 신문, 온라인 등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담배 광고를 법적으로 금지하지만, 소매점에 대해선 판매자가 제품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유로 담배의 ‘진열’과 ‘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이 탓에 담배 회사는 편의점의 진열대와 계산대를 담배 제품의 홍보·판촉 수단으로 적극 이용 릴게임바다신2 하고 있다.



편의점 내 청소년 시선 점유율.


담배 진열대 광고의 청소년 유해성을 연구해온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담배 회사가 편의점을 하나의 ‘미디어’로 보고 있다” 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국가 모바일바다이야기 는 편의점을 미디어로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를 제한하지 않았지만, 담배 회사는 이를 미디어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특정한 공간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것엔 집중도가 매우 높기에 편의점에서 가장 극적인 광고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장소를 찾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과거 유 교수는 중고생 19명(비흡연자 12명, 흡연자 7명)을 대상으로 눈의 움직임을 기록할 수 있는 장비를 이용해 편의점에서 시선 처리를 분석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청소년들의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것은 편의점 점원과 계산대 왼쪽에 설치된 담배 신제품 광고였다. 이어 눈길은 담배 진열대 중간의 담배 광고물, 진열된 담배 제품 순으로 이어졌다.
김열 대한금연학회장(국립암센터 금연지원센터장, 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이러한 담배 진열대 광고가 정확히 청소년층을 겨냥한다고 지적한다. 기존 흡연자가 아닌 ‘미래의 흡연자’를 잡기 위한 전략이란 것이다. 김 회장은 “기존 흡연자는 이러한 광고와 상관없이 담배를 구매할 뿐 아니라 선호하는 제품 역시 쉽게 바뀌지 않기에 마케팅 대상이 아니다”라며 “반면, 편의점 이용 청소년을 노리는 마케팅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담배 진열대 광고를 살펴보면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가장 좋은 광고판을 놓아둘 뿐 아니라 광고 내용도 청소년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실제 담배 제품과는 무관하게 화려하고 멋있는 이미지를 심어주도록 기획됐다”고 설명한다.
이는 국내외 연구에서도 여러 차례 증명되고 있다. 2010년과 2013년 각각의 국외 연구에선 담배 소매점에 주 0.5회 이하 방문하는 청소년에 비해 주 2회 이상 방문하는 청소년은 흡연을 시작할 확률이 2.58배 증가했고, 담배 판매점에 자주 방문해 담배 광고에 노출된 청소년이 흡연을 시작할 확률 역시 78%나 증가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관련 모니터링에 따르면, 청소년 916명 중 담배 진열과 광고를 목격한 후 각각 8.5%, 8.3%가 흡연 욕구를 경험했다. 또한 담배 광고로 인해 흡연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다고 응답한 251명 중 남성 청소년이 66.5%(167명)에 달했다. 이를 두고 유현재 교수는 “담배 광고는 기존 흡연자뿐 아니라 잠재적인 흡연자에게도 담배를 피워도 된다는 명분, 일종의 흡연 면허를 준다. 지금까진 담배회사 광고의 완벽한 승리”라며 “흡연 문화뿐 아니라 담배 제품을 더욱 과감하게 비판하는 금연 광고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국제적으론 중요한 금연 정책의 하나로 담배 판매점에서 담배 진열 자체를 엄격히 금지하는 추세다. 세계 111개국에서 이를 시행 중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선 담배 진열대를 아예 계산대 주변에 놓지 못하도록 하며, 타이는 담배 진열대를 닫거나 가리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선 담뱃값을 인상했던 2014년 당시부터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번번이 반발에 부딪혀 변화가 더디다. 김열 회장은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물론 흡연 유혹을 차단하는 장치로서 담배 진열·광고 금지 역시 이미 충분히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소매점의 담배 광고 수익 손해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담뱃세를 활용한 금연 광고로 그 손실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