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 파운더스펀드 창업자. 게티이미지뱅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 이어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인 피터 틸이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최근 '인공지능(AI) 버블' 논란으로 하락세인 엔비디아 주가에 또 악재가 더해진 것이다. 과거 "기술 정체(Stagnation)를 끝낼 정도의 기술은 아니다"고 평가한 틸인 만큼 AI 기술의 현실성을 냉정하게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틸이 직접 운영하는 헤지펀드 '틸매크로'는 지난 9월 말 기준 엔비디아 주식 53만주를 모두 매각했다고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지난 14일 공시했다. 9월30일 기준 1억달러(약 1460억원) 규모다. 틸은 틸매크로와 함께 벤처캐피털(VC)인 파운더스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파운더스펀드를 통해 오픈AI에 초기 투자한 틸이 엔비디아를 모두 매도했다는 소식은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오픈AI가 엔비디아로부터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벤더파이낸싱(VF) 황금성게임다운로드 을 받고 있는 만큼 양사의 운명이 긴밀히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1.88% 하락한 18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틸의 최근 발언에서는 AI에 대한 그의 전망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지난 7월 한 팟캐스트에서 "내가 생각하는 AI(가 가져올 변화)의 규모는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는 크지만 우리 사회의 완전한 변혁을 이끌 야마토게임장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AI 시대를 1990년대 후반 닷컴 열풍에 비유댔다.
문제는 틸이 인터넷 시대가 가져온 기술 변화에 일관되게 비관된 견해를 보여왔다는 점이다. 틸은 1970년대 이후 인류의 과학 기술이 정체돼있으며, 인터넷 등 '소프트 기술'에 집중한 나머지 의료, 에너지 등 원자(atom)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문제 야마토게임다운로드 들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AI를 통해 의료·교육·에너지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이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AI 버블론을 포함해 각종 악재를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AI 기업들의 수익화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사실이 엔비디아를 정점으로 하는 AI 릴짱릴게임 투자 열풍을 꺼트릴 도화선으로 꼽힌다. 오픈AI는 2028년까지 AI 모델 운영과 훈련에 총 2350억달러(약 344조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흑자 전환 시점은 2030년께다. 현재 추진하는 AI 영상 및 이미지 제작, 로보틱스, AI 상거래 등 다양한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는 전제다. 미국 대표 VC 앤드레센호로위츠(a16z)는 지난 8월 "매출은 지루한 클리셰(boring cliche)"라고 꼬집었지만 결국 오픈AI 등 AI기업들의 수익화 여부가 엔비디아의 현실적인 장기 성장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전력 부족에 따른 AI칩 수요 둔화 역시 엔비디아 주가 잠재력을 깎아먹는 요인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지난 1일 "전력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AI칩들이 재고로 쌓여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는 현실화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아에 있는 디지털리얼티트러스트의 'SJC37', 스택인프라스터럭처의 'SVY02A' 데이터센터가 완공된지 수년이 지났지만 1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공급받지 못해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영향력도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5일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국가자금이 투입된 신규 AI 데이터센터에 자국산 AI칩 사용을 의무화하는 지침을 내렸다. 이러한 기회를 틈타 화웨이, 캠브리콘 등 AI칩 기업들이 자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뉴욕 한 세미나에서 "엔비디아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95%에서 0%로 급락했다"고 전했다.
미국 내에서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자사 AI칩을 출시하면서 엔비디아 GPU의 시장 지배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은 지난 7일 추론에 집중한 AI칩인 7세대 텐서프로세서유닛(TPU) '아이언우드'를 출시했다. 실리콘밸리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최근 테크업계에서 엔비디아 칩을 중복 주문한 기업들이 많다는 얘기가 있다"라며 "수요가 급격히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AP


이러한 요인들은 최근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낙점한 주식 알파벳(구글 모회사)가 상승하는 이유와도 직결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버핏은 올해 3분기 알파벳 주식을 43억3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 신규 매입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그간 기술주 투자를 꺼리던 버핏이 은퇴를 앞두고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주말 이후 처음으로 열린 17일 뉴욕 증시에서 알파벳은 3.11% 오른 285.6달러에 마감했다.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알파벳 투자가 지금의 버핏을 있게 한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 투자를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9년 버핏은 "이번 인수는 미국 경제에 올인하는 도박"이라며 미국 2대 철도회사인 BNSF를 인수했다. 당시 440억달러를 투자해 벅셔해서웨이의 자회사로 편입한 BNSF는 현재 2000억달러 이상 가치로 평가받고 있으며 매년 70억달러(약 9조원)가 넘는 순이익을 내고 있다.

구글 역시 검색엔진 기업을 넘어 'AI 종합 인프라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구글은 AI모델 제미나이 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이에 들어가는 TPU 등을 갖춘 '풀 스택 AI회사'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구글은 지난 3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52억달러(약 22조원)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지난 14일에는 오는 2027년까지 400억달러(약 58조원)를 투입해 텍사스주에 데이터센터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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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