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0월 30일 나주 한국에너지공대에서 인공태양 연구시설 전남 유치를 위한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유치를 기원하는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전라남도 제공


전라남도는 12·3 비상계엄과 12·29 참사 여파 속에 경기 위축과 미국발 관세 파동 등으로 2025년을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해상풍력·AI 데이터센터·분산에너지 특구·광주 민·군 공항 무안 통합 이전 등 굵직한 성과를 잇달아 내며 '개도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손오공게임 ◇뒤숭숭한 출발, 위축된 경기
2025년 초 전남은 전국을 뒤흔든 비상계엄 선포와 연말 대형 참사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정치·사회 불안이 이어지면서 미국 IT 투자유치기업 퍼힐스(Purhills) 데이터센터 유치 논의는 사실상 답보상태였고, 전남 경제를 이끄는 철강과 화학 산업은 중국산 덤핑공세에 생존마저 흔들렸 야마토연타 다. 전력 요금과 금리 불안,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관세 파동 등 국내외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시민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 상반기를 보냈다.
◇정권 교체와 함께 열린 '반전'
하지만, 정국의 흐름이 바뀌면서 전남도정의 기조도 빠르게 전환됐다.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되고, 조기 대선 국면에 들어서면서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는 재생에너지를 강조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이재명 후보는 호남지역 모든 유세에서 "호남은 전국 최대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가진 곳"이라며 "태양광, 해상풍력 등을 집중 육성하고, 이를 수도권까지 연결하는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해 호남이 대한민국 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하도 오리지널바다이야기 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약속은 대통령 당선과 함께 급속도로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새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과 에너지 대전환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세우자, 전남은 곧바로 '에너지·AI 수도' 전략을 전면에 내걸었다. 김영록 지사는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강화하며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인프라를 잇는 '전남형 신산업 바다이야기디시 로드맵'을 연이어 발표했다.
김 지사가 이시기 A 월간지와 인터뷰에서 "에너지와 AI 수도로 대도약할 채비를 다 갖췄다"며, "정권 교체를 오히려 전남 대전환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힌 대목은 올 한 해 도정의 방향을 상징하는 발언으로 남았다.
◇잇따른 첨단산업 유치 '축포'
반전의 신호탄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유치에서 터졌다. 10월 1일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SK가 전남 서부권에 오픈AI 전용 AI 데이터센터를 합작 건설하기로 공식 발표하면서, 전남은 세계 AI 산업 지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투자 규모는 수십조 원대로 추정되며, 전남도는 "전남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라고 규정했다. 김영록 지사는 이를 두고 "경천동지할 쾌거이자, 전남 천년 역사상 최대 성과"라고 경탄했다.
전남의 AI 인프라 구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달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파크 부지에는 삼성SDS 컨소시엄이 2조 5천억 원 규모 국가 AI 컴퓨팅센터 공모에 단독 응찰하며, 대형 국책 인프라까지 한 곳에 모이는 구도가 형성됐다.
올해는 데이터센터 유치와 더불어 해상풍력 인프라가 급물살을 탔다. 전남도가 수년간 그토록 요구했던 신안 앞바다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지정이 윤 대통령 탄핵 이후 얼마 안가 이뤄졌다. 이어 LS그룹은 해남에 대규모 해상풍력 부품 시험센터와 전용 항만 구축 계획도 본격화됐다.
전남 전역이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11월 전남은 제주와 함께 도내 전체가 '분산에너지 특구' 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실현을 통해 지역 내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저렴하게 공급하고, 송배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과잉생산으로 전력 문제를 극복하고, 첨단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경천동지의 정점 '인공태양'
연이은 첨단산업 유치에 최정점을 찍은 것은 미래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핵융합, 이른바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유치한 것이다. 이 시설은 1조 2천억 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으로 약 10조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1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특히 호남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여겨졌던 과학기술 연구분야를 단숨에 극복하고 대전과 경북에 이은 R&D 삼각축을 그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18년 숙원, 광주 공항 무안 이전 '합의'
20년 가까이 표류하던 광주 군·민간공항 무안 통합 이전 문제도 마침내 큰 고비를 넘었다. 12월 대통령실 주관 6자 협의체에서 광주시·전남도·무안군과 관련 부처가 합의문을 발표하며, 광주공항과 군 공항을 무안국제공항 일원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통합 공항 명칭은 '김대중국제공항'으로 정해지고, 무안에는 1조 원대 지원과 국가산단, 호남지방항공청 신설 등이 패키지로 추진된다.
◇국비 10조 원 시대 개막…남은 과제는?
전남은 올해 또 처음으로 국비 10조 원 시대를 열었다. 고흥에서는 나로호 4차 발사도 성공해 첫 민간 우주시대도 열렸다. 목포와 해남, 보성을 잇는 남해안철도도 23년만에 개통했다. 김영록 지사는 "경천동지할 쾌거"라며 "올해는 개도 이래 최대 성과를 낸 한 해"라고 평가했다.
내년은 이같은 성과를 구체화해야 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막대한 투자와 국책사업이 실제 고용과 지역 인재 양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육·주거·교통 인프라 보강과 주민 수용성 확보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한 대학 교수는 "올해는 전남이 '판'을 키운 해라면, 앞으로는 그 판을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하는 세밀한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